박찬구 회장이 이끌고 있는 금호석유화학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내외적 불황속에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박찬구 회장이 강조해왔던 '선택과 집중'을 기반으로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것.
금호석화가 코로나19에도 실적 성장을 기록할 수 있는 배경에는 박 회장이 그동안 공들여온 NB라텍스와 페놀유도체가 자리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20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3% 하락한 수치다. 매출액은 1조262억원으로 같은 기간 20.6%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99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약세로 영업이익이 소폭 하락했지만 견조한 실적을 이어간 것으로,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계열 분리한 이후 10여 년 만에 분기 최대 실적을 연이어 경신한 것이다.
◆실적 악화 우려딛고 반등
연초 코로나19 초기 당시 금호석화도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타이어업체들의 합성고무 수요량이 급격히 감소했고, 코로나19로 인해 타이어업체와 완성차 업체들의 공장 가동 중단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금호석화가 국내 합성고무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업계 우려와 달리 금호석화는 코로나19로 글로벌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NB라텍스로 반등했다. NB라텍스는 의료용 장갑인 니트릴 장갑의 원료로, 금호석화는 이 분야에서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30% 이상)라는 입지를 굳히고 있다.
금호석화는 NB라텍스에 대한 오랜 R&D를 추진해왔으며, 기존 라텍스 장갑보다 얇고 가벼운 반면 강도가 우수하고 화학적 안정성이 뛰어난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그동안 금호석화는 합성고무 분야 중 타이어용 범용고무의 생산 비중을 줄이고, 그 생산 라인을 NB라텍스용으로 전환하는 등 선제적으로 생산능력을 키워 놓았다. 그 결과 2016년 연 20만 톤에 불과했던 NB라텍스 생산량은 지난해 말 기준 연 58만 톤으로 크게 늘어났고, 올해 11월에도 6만 톤을 추가 증설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해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글로벌 수요가 발생하고 있고, 지금은 이 생산설비를 100% 가동하면서 월별 수출량은 계속 최대치를 갱신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코로나19 여파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어 업계에서는 현재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찬구 회장 '선택과 집중'으로 미래를 그리다
박찬구 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화학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금호석화는 '위기를 기회로'라는 모토 아래 잘하는 분야를 더욱 잘 하기 위해 집중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초 금호석화가 반도체 핵심 소재 관련 기술인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사업부를 SK머티리얼즈에 매각하자 업계에서는 의아해했다. 감광액은 자체 개발 중인 불화수소와 함께 반도체 공정 핵심 소재다.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 품목으로도 포함됐다. 특히 감광액은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로 알려진 만큼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분야다.
하지만 박찬구 회장은 포토레지스트 분야의 매출과 영업이익 비중이 금호석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기술적인 경쟁력도 높지 않다고 판단해 SK머티리얼즈에 매각할 것을 결정했다.
박찬구 회장이 선택한 금호피앤비화학도 눈길을 끈다. 금호석화는 페놀유도체 시황 약진이 예고된 2018년 당신일본제철화학과의 합작사로 출발한 금호피앤비화학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도 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여러 제품 중에는 아세톤이 있다.
금호석화는 질병 발생률이 높은 동남아지역을 풍부한 수요처로 바라보고 투자를 결정했고, 연 42만 톤을 생산하는 아세톤 생산능력도 내년 1분기 5만6000톤 더 늘릴 예정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아세톤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아세톤은 손 세정제를 만드는 IPA의 핵심 원료다.
금호석유화학의 2018년 영업이익 5546억원 중 2562억원을 금호피앤비화학으로 올렸다. 업계에선 올해도 금호피앤비화학의 실적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2003년 전파된 사스와 2015년의 메르스와는 달리 코로나19는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 바이러스 확산이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며 "NB라텍스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소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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