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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내편 네편 편가르기... 중도는 없다

언제부턴가 자기네 편이 아니면 모두 적으로 만들어 버리는 세상이 됐다. 특정 의견, 특정 정책, 특정 인물에 살짝이라도 비판 하면 삽시간에 적으로 몰린다.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거늘, 이런 명제는 안중에 없다. 자신들은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믿는다. 사이비종교를 보는 듯 하다.

 

지금 우리는 극과 극만 존재하는 살벌한 곳에서 살고 있다. 때에 따라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유연함과 포용은 사라졌다. 어느 곳을 지지하지도 않는 중도와 중용은 설 자리를 잃은 채 입을 닫아버렸다.

 

과거 군사독재정권에서조차 가능했던 정치풍자도 이제는 마음 놓고 하지 못한다. 어느 때보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민주시대가 됐지만 역설적이게도 특정 세력을 비판하거나 풍자하면 그 지지세력에 의해 풍비박산 난다. 특정인을 지지하는 정치 팬덤이 최루탄과 몽둥이 같이 눈에 보이는 걸 휘두르는 독재정권보다 더 무서운 독설과 비난으로 상대방을 갈기갈기 찢어버린다. 예전 공산당의 인민재판을 보는 것 같다.

 

거대 여당이 등장한 이후 이런 상황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 결과가 총선 압승이라는 결과를 낳았다며, 자신들에게 반대하거나 조금이라도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면 여지 없이 살벌한 응징을 가한다. 여당 대표란 사람이 자신에게 거슬리는 질문을 한 기자에게 쏘아 붙이는 장면은 섬뜩함 이상이다. 그 질문은 기자 개인이 한 것이 아니라 기자들 사이에서 어떤 질문을 할지 논의한 뒤 나온 것이다. 여당 대표가 그런 상황을 몰랐을 리 없다. 비판을 허용하지 않으며,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으면 적으로 간주한다. 추호도 망설임이 없다.

 

여기에 여당은 최근 감염병 예방법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일명 '전광훈 처벌법'이라고 부르면서 특정 세력, 특정 집단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겠다는 여론전도 함께 하고 있다.

 

이미 '우리 편이 아니면 적'이란 프레임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서부터 윤미향 의원·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윤석렬 검찰총장 등등을 둘러싼 모든 이슈에 따라 붙고 있다. 이런 논쟁에서 자칫 말을 잘못 꺼내면 순식간에 '적폐세력'이 되고 반민주세력이 되어 버린다. 미래통합당마저 이런 정치 팬덤 세력을 무서워 하는 눈치다.

 

공교롭게도 경제 상황 역시 극과 극으로 갈라지고 있다. 부자들의 부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빈자들의 빚은 갈수록 커져만 간다. 사회를 건강하게 지탱시켜주는 중산층이 얇아지면서 몰락하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미 지난해 '압박받은 중산층(Under Pressure: The Squeezed Middle Class)'란 보고서를 통해 OECD 국가들의 중산층이 몰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치솟는 생활비와 낮은 임금상승률이라는 이중고를 겪으면서 중산층이 얇아지고, 결국에는 대중들을 선동하는 '포퓰리스트'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 바 있다.

 

세계적으로도 그렇지만 특히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직업군의 대변화에다,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중산층의 몰락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산층, 서민층을 위한다던 현 정부의 분배 정책은 아쉽게도 지금까지는 성공하지 못했다. 최저임금을 그렇게 급격하게 올렸지만 서민들의 생계는 그리 좋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집값 상승으로 인한 좌절감만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계속 자신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면 적으로 만들 것인가. 지금 권력을 가진 사람들, 힘 있는 사람들에게는 필요한 것은 자신들의 적을 계속 만드는 오만과 독선이 아니라 포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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