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을 내걸고 HDC현대산업개발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인수조건의 핵심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을 400% 이내로 낮추는 방안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제시한 조건이 최종 방안인 만큼 HDC현산의 인수의지가 지지부진할 경우 산업은행이 이사회를 열고 매각협상 종료를 결정지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의사에 따라 이번 주 계약 해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딜이 무산될 경우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정관(52조9항)상 이를 결정짓기 위한 운용심의회를 열기 위해선 7일전 각 위원에게 소집통지서를 보내야 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임기만료일인 오는 10일까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선 늦어도 오는 3일까지는 HDC현산의 인수의사가 나오고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앞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26일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부담을 덜어주기위해 자금투입방안을 제안했다. 인수를 확실시 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을 400% 이내로 덜어주겠다는 것이 골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020년 반기 기준 2291.3%에 달한다. 당초 HDC현산이 인수절차를 밟던 전년(659.5%)보다 낮게 해 경영정상화를 지원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이미 지원한 영구채 등 8000억원 외 추가로 7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해 총 1조5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담았다. 앞서 HDC현산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나서면서 금호산업개발이 보유한 30.77%를 3228억원에 사고, 추가로 유상증자를 통해 2조1772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키로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모두 지원해야 했던 유상증자 금액을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일부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영구채를 추후 주식으로 바꿔 HDC현산에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앞서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 한도 확대에 불편한 입장을 보여왔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영구채를 인수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구조를 바꿀 수 있어서다. 현산이 해당 주식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도록 하고, 여력이 없거나 불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시장에 이를 매각해 현산의 1대 주주 지위를 흔들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HDC현산이 인수거절 의사를 밝히거나 시한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인수여부를 밝히지 않을 경우 산업은행이 이사회를 열고 매각협상 종료를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은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매각협상 당시에도 최종 추가자금방안을 제시한 뒤 상황이 지지부진해지자 인수를 포기했다고 판단, 계약금을 몰수하고 시장여건이 호전되면 재매각을 추진하는 방향을 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이번에 제안한 방안이 최종 방안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각이 무산되면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 경영정상화를 지원한 뒤, 추후 다시 매수자를 찾을 확률이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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