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문 후제작 방식으로 재고 부담위험↓
투자부터 물건 받기까지 기본 2~3주가량이 소요되지만 MZ세대 각광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얼어붙은 소비에 큰 타격을 입었던 패션업계가 가을·겨울 시즌 '크라우드 펀딩'을 도입하고 있다. '선주문 후제작' 방식으로 소비자의 취향을 미리 파악하고, 재고 부담을 낮춰 효율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대중을 뜻하는 크라우드(Crowd)와 자금조달을 뜻하는 펀딩(Funding)을 조합한 용어로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다수의 대중에게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제품을 공개 후 목표 금액 모금을 완료하면 주문량만큼 제작에 돌입하는 보상형 펀딩이 다수다. 주문량만큼 제작을 시작하기 때문에 수요 예측이 정확할 뿐만 아니라, 재고 부담이 없다. 또 투자유치는 물론 제품 개발 단계부터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 없이 홍보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인 유통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와디즈의 성장 속도는 가파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소셜 펀딩 플랫폼 '와디즈(WADIZ)'에서 리워드형 펀딩 내 패션·잡화 분야는 235억 원을 모집해 전년 대비 217% 성장했고, 한 해 동안 무려 2328건의 펀딩이 개설돼 오픈 건수는 149%가 늘었다. 이랜드월드의 스파오는 지난달 21일 국민상품 '캐시미어 블렌디드 스웨터'를 선공개하고 13일 동안 사전 이벤트를 열었다. 해당 기간 목표 대비 120%가 넘는 고객이 신청한 바 있다. 앞서 지난 상반기 세정의 웰메이드컴은 '와디즈'에서 '웰컴 티셔츠' 펀딩을 진행해 900여 명이 참여하고 목표 금액의 5680% 이상을 달성하며 주목받았다.
중견 패션 브랜드 뿐 아니라 대기업의 브랜드들까지 사전 펀딩방식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현재 크라우드 펀딩 업체 와디즈에서는 세정 웰메이드컴, 한세엠케이 TBJ, 이랜드 스파오, 신원 지이크, 인디에프 테이트 등의 제품에 대한 펀딩이 진행되고 있거나 진행될 예정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주로 패션 스타트업이나 신진 디자이너 등 초기 자본이 부족한 기업들이 소비자 펀딩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던 플랫폼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소비자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대거 이동하자 소비자와의 온라인 접점을 늘리는 방법으로서 사전 펀딩 방식이 각광받고 있다.
최근 언택트 시대 소비층의 핵심으로 떠오른 MZ세대도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크라우드 펀딩은 펀딩 기간을 포함해 제작까지 기본 2~3주가량이 소요돼 물건을 받아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대신 좋은 품질의 자신이 투자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MZ세대 소비자는 크라우드 펀딩의 긴 시간대기를 기꺼이 감내하는 소비 성향을 보인다.
더불어 소비자의 취향이 더욱 세분되면서 예측하기 어려웠던 트렌드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예상할 수 있으며, 성공 여부도 미리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러한 추세에 업계는 크라우드 펀딩이 패션업계에서 지속해서 활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펀딩이 실패할 경우 신제품 출시가 어려워진다는 위험 부담도 존재한다. 또 단기간 집중적으로 특정 제품을 판매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프로젝트 규모를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 크라우드 펀딩이 자칫 사기의 수단으로 변질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단기간 자본을 끌어모으는 것에 치중해 초기 계획만 그럴싸하게 만든 뒤 허술한 제품을 만드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성숙한 펀딩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불량제품에 대한 펀딩금 반환 정책 및 물론 투자 전 관심 제품에 정확한 정보제공이 동반돼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위기를 맞은 패션업계에서 FW시즌을 맞아 크라우드 펀딩 도전에 나섰다. 회사의 오랜 기술력과 노하우가 집약된 제품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면서 "크라우드 펀딩은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윈윈(win-win)인 플랫폼인 만큼 한동안은 패션업계에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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