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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윤휘종의 잠시쉼표] 포털의 뉴스는 과연 '공정'한가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카카오의 포털 뉴스 편집에 불만을 드러냈다는 소식과 함께 '포털의 공정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영찬 의원이 보좌관으로 추정되는 사람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다.

 

당시 카메라에 포착된 장면에는 윤 의원의 스마트폰 화면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 기사가 다음의 메인 화면에 게재된 캡처 사진이 있었고, "주호영 연설은 바로 메인에 반영되네요"라는 상대방의 메시지가 보였다. 이에 윤 의원은 답글로 "이거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해주세요"라며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하세요"라고 입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논란이 커질 조짐을 보이자 9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진화에 나섰지만 권력이 포털을 장악하고 있다는 의혹만 간접적으로 증명할 뿐이다.

 

이낙연 대표는 "(해당) 의원에게 알아보니 우리 당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야당의 대표연설을 불공정하게 다뤘다는 문제의식을 가졌다고 한다"며 "그럼에도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지만 전후 상황을 보면 군색한 변명이 아닐 수 없다. 이건 오해라며 적당히 얼버무릴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카카오 측은 "2015년부터 AI 알고리즘이 뉴스를 배치하고 있다"며 마치 자신들은 뉴스 배치와 전혀 관계 없다는 것처럼 입장을 밝혔지만 메시지 전후 맥락을 생각해보면 '인간의 개입'이 충분히 가능한 AI 알고리즘이라는 추측을 할 수밖에 없다.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포털에서 말하는 알고리즘이란 게 복잡한 IT 전문용어이지만 누군가 사람이 특정 데이터를 입력해야 결과물이 나온다는 걸 감안하면 결국 알고리즘도 인간의 개입이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윤 의원은 국내 최대 포털이 네이버의 부사장 출신이다. 그가 그런 사실을 모른 채 그저 단순히 항의하기 위해 카카오 담당자를 국회로 오라가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메인뉴스가 바뀌는데, 그 순간의 메인화면을 항의하기 위해 카카오 담당자를 부를 정도로 '상식'이 없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뉴스가 네이버, 다음 같은 포털에 이미 장악됐다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뉴스는 언론사들이 공급하지만 이런 소매상들의 상품을 모아 소비자들의 구미에 당기게 배치하고 팔아 광고로 이득을 챙기는 포털의 뉴스장악 구조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포털들은 뉴스 선택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자 뉴스제휴평가위원회란 단체를 만들어 공정함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 위원회란 단체 역시 누가 만들었는지, 누구를 위해 활동하는지를 보면 본질은 바뀐 게 없다. 오히려 '공정함'이란 가면을 쓰고 뉴스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를 현혹시키는 것이란 비판까지 받는다.

 

이렇게 만든 건 언론사들의 책임이라는 얘기도 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불공정한 운동장을 만들어놓고, 거기에서 서로 치고받고 경쟁하는 선수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하는 것은 본질적인 문제제기가 아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즉 플랫폼에 대한 손질이 근본적인 처방이다.

 

지금 포털의 언론장악은 과거 군부독재시절보다 더 치밀하고 교묘하다. 어렵고 복잡한 전문용어를 써가며 문제를 이리저리 회피하는 포털들을 보면 군부독재보다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아는 놈이 더한다'는 속담이 딱 맞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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