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뭉치면 위험하고 흩어져야 산다. 집에서 쉬고만 있어도 세계를 구할 수 있는 우스운 시대에 살고 있다.
코로나19로 자유로움을 잃어가는 중이다. 식당, 카페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저녁 9시만 되면 칼같이 문을 닫아야 한다. 9시에 식당에서 쫓겨난 시민들이 한강으로 몰리자 이제는 한강공원 출입도 통제된단다. 이러다가 야간 통금까지 생기진 않을까 걱정이다.
이같은 규제로 피해가 고스란히 스며드는 곳은 자영업자들의 영업장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장기화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상상 이상으로 심각하다.
매달 급증하는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이 같은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60조9258억원. 지난해 말 대비 21조5065억원이 증가했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저축은행에서도 구원의 손을 뻗는다. 주로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이용하는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금액을 살펴보면 올 상반기에 3조7840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금액이 1조5926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로 인한 이들의 대출 수요가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다행히 정부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대출 원금 상환 만기연장,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내년 3월까지 더 연장해주며 지원책을 마련해줬지만 사실 해결책은 아니다.
오히려 금융권 입장에서는 이들의 연체율이 집계되지 않으면서 언제 터질 지 모르는 대출 리스크를 크게 떠안았다.
그나마 2금융권에서 비교적 쉽게, 비교적 높은 금리로 대출을 내줬다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버틸 수 있을 지 미지수다. 금융당국도 계속해서 자영업자를 위한 대출 지원을 손 보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빚일 뿐이다.
개인적으로 자영업자들의 피눈물에 공감을 요구하고 싶다. 뉴스를 봐도 한강에 수많은 인파가 몰린 사진과 9시에 조용히 불을 끄는 식당 사진이 같이 보여지고 있다. 당장 탐닉이 중요한 사람들과 희생하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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