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연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산업은행의 금융지원 역할이 중요해진 데다 수장교체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이 회장이 추진해 온 기업 매각과 구조조정 문제는 아직까지 지지부진한 상황이어서, 이를 해결할 만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지가 과제로 지목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연임이 최종 결정돼 11일부터 새 임기를 시작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 회장이 오는 11일부터 제 39대 산업은행 회장으로 연임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설립 이후 이 회장이 연임한 사례는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산업은행은 1954년 설립 이후 초대 구용서 전 총재(1954~1858년), 김원기 전 총재(1972~1978년) 이형구 전 총재(1990~1994년)가 연임했다.
이 회장의 연임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산업은행의 금융지원 역할이 중요해 진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후임이 마땅치 않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산업은행은 현재 코로나19로 기간산업안정기금과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특수목적기구(SPV) 운영 등 기업 유동성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한국판 뉴딜을 뒷받침하기 위한 20조원 규모의 정책형 뉴딜펀드의 실무업무도 수행한다. 사실상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상황에서 수장을 교체할 경우 내부 조직 등을 다시 꾸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만큼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이 회장은 지지부진한 기업매각과 구조조정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지가 과제로 지목된다. 지난 2017년 이 회장은 취임하면서 부실기업 구조조정 문제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코로나19로 상황이 더욱 악화돼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당장 이 회장은 오는 11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매각협상이 무산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하기로 했던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로 영업부진이 지속됐다. 지난달 이 회장이 정몽규 HDC현산회장을 만나 인수금액을 기존 2조5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낮추는 안을 제시했지만 정몽규 HDC현산회장이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사실상 매각은 무산된 상태다.
현대중공업에 매각하기로 했던 대우조선해양도 해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이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한 곳은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를 비롯해 일본, 중국, 싱가포르, 카자흐스탄 총 6개국이다.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에 이어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기업결합승인을 받았지만, 코로나19로 심사지연이 지연되면서 연내 결론을 내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자회사인 KDB생명 매각도 아직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떠안은 KDB생명은 지난 2014년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저금리 기조와 부실가능성에 계약체결이 불투명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입장에서도 후임으로 거론되는 인사가 거의 없는데다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 수장교체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매각도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정부정책과 구조조정업무를 볼 수 있는 사람으로 이 회장이 적임자라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