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못 내는 한계기업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자금만 해도 115조원에 달한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런 한계기업들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점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매출충격을 감안할 경우 올해 한계기업 비중은 21.4%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기업들 5곳 가운데 1곳 이상은 한계기업인 셈이다.
한국은행이 24일 내놓은 '금융안정 상황(2020년 9월)' 보고서에 따르면 한계기업은 2019년 3475개로 전년 대비 239개(7.4%) 늘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전체 기업에서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4.8%에 달했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미만인 기업을 말한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한계기업으로 전락한 경우가 많았다.
한계기업은 기업규모별로 중소기업이 208개사가 늘었으며, 대기업에서는 31개사가 추가됐다. 업종별로는 ▲도소매(+37개) ▲자동차(+31개) ▲전기전자(+20개) ▲건설(+19개) 등에서 많이 증가했다.
한계기업 변동 상황을 보면 한계기업에서 벗어난 기업이 2018년 768개에서 2019년 838개로 증가했지만 새롭게 한계기업으로 진입한 기업이 892개에서 1077개로 더 많이 늘었다.
2019년 말 기준 한계기업 여신은 115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조3000억원(9.8%) 증가했다. 외감기업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13.5%에서 2019년 15.0%로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5조8000억원)과 자동차(+1조9000억원), 도소매(+1조1000억원) 등을 중심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중 여신 현황을 보면 비(非)한계기업(2019년 기준)이 41조원 늘어난 반면 한계기업 여신 증가는 7000억원에 그쳤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금융기관이 부실 가능성이 높은 기존 한계기업에 대한 추가 여신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계기업은 지난해보다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코로나19 충격으로 기업 재무건전성 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매출충격을 감안할 경우 2020년 한계기업 비중은 21.4%로 2019년 대비 6.6%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기준금리 인하(-75bp)와 이자상환 유예 등의 정책대응으로 기업의 이자상환부담이 완화된 것을 모두 반영한 추정치다. 이를 제외하면 한계기업 증가폭은 더 확대된다.
기업수로 따지면 한계기업은 5033개사로 5000곳을 넘어서게 된다. 이 같은 시나리오 하에서 한계기업에 대한 여신은 전체 외감기업 여신의 22.9%인 175조6000억원까지 늘어난다.
한계기업의 예상부도확률도 크게 높아졌다.
한계기업의 예상부도확률은 6월 중 평균 4.1%로 지난 2018년 12월 3.1%, 2019년 12월 3.2%를 1% 가량 웃돈다.
한은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한계기업 및 이들에 대한 여신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기관들은 기업여신에 대한 위험관리를 점진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한편, 충당금 적립 등 손실 발생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은은 "이자유예 등 금융지원 정책의 영향으로 기업의 신용위험이 일부 이연되고 있을 가능성을 감안하면 재무지표를 기초로 기업의 신용위험을 평가할 경우 실제보다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