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시민들의 가계는 힘들어져도 국방예산은 꾸준히 올랐다. 국방예산이 올랐다고 우리 군의 전투의지가 고양됐다고 말하기는 힘들지 않을까싶다. 그 많은 국방 예산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체감하기 힘들다는게 일선 군인들의 반응이다.
지난달 3일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국방예산은 올해대비 5.5%가 인상된 52조9174억 원이었다. 지난해 국방부가 올린 예산안은 처음으로 50조 원을 돌파했다.
전쟁의 중심에서도 평화를 외쳐야 한다는 통일부 장관이나, 북한 해군의 공무원 총살 및 시신유기에도 종전을 향해 길을 걷자는 정부의 기조와도 달라 보인다. 무엇이 자주국방이고 평화를 위한 길인지 혼란스런 시대다.
고가의 무기체계를 운용하고 관리하는 인력은 지금도 부족한데, 항공모함, 핵잠수함, 기동헬기, 개인 전투장비 등의 플랫폼 도입 및 구매, 연구개발비는 꾸준히 증액되고 있다. 반면, 시간외수당과 연가보상비는 줄었다.
강제적으로 징집된 병의 급여는 크게 올랐지만 기본시급에도 미치지 못한다. 해외파병을 비롯한 군의 국외활동과 평창 동계올림픽, 코로나19 방역, 태풍 및 호우피해 대민지원 등 국내활동은 많았지만 정당한 대우를 해줬는지 묻고 싶다.
현역 군인은 언젠가 민간인 또는 예비역으로 생을 전환하게 된다. 사람에 대한 충분한 인적지원과 대우보다 제대로 쓰이지 못 할 무기와 장비가 먼저라면 전역자들은 절대 군과 정부를 응원하지 않을 것이다.
무기와 장비도 중요하지만, 기계가 100% 사람을 대신해 피를 흘리는 시대가 오지 않는한 가장 우선시 돼야 할 것은 올바른 도덕관과 전투의지를 가진 사람이다.
보급 계획이 취소된 K11 복합소총이지만, 군은 이를 상정하고 보병분대 편제를 8명으로 줄였다. 최하급 전투단위에 화력과 생존력을 강화해 편제를 줄였던 것인데, 말단 전투제대의 화력은 크게 개선된바 없다.
개인휴대 소총의 성능개선을 필요한 레일시스템과 이에 수반된 광학장비 등은 특전사를 비롯한 정예부대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차후 도입하겠다는 장비들도 벌써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2.5톤급 군용트럭의 개선은 20년 전에 이뤄져야 했는데 이제서야 시작이 됐다. 기존의 군용트럭 보유량도 부족했는데 개선된 군용트럭이 더 많이 도입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헬기를 통한 기동화도 문제가 보인다.
11인승인 기존의 UH60헬기의 성능개량은 미루고 있다가 새로이 헬기를 도입하려는 것인데, 9인승인 수리온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다.
9인승이니 충분하지 않느냐는 주장이 나오지만, 개인 전투장비의 증가, 배속 인원 등을 고려하면 전시에 필요한 헬기는 현재보유 중인 UH60 기체수보다 더 많아야 한다. 현재 전시 완편 소대규모는 37명이다. 즉 11인승인 UH60은 4대로도 7명의 탑승공간이 여유가 생기지만, 수리온은 4대로 편성할 경우 한명은 버리고 가야한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이미 비웃음을 산 미래보병계획을 버리지 않고 있다. 미국이 버린 '랜드워리어' 개념을 가져다 만든 이 계획은 정작 실현하겠다던 2020년이 3분의2가 흐른 지금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에 더 실전성 없는 계획으로 2026년 실현하겠다고 한다. 얼마나 더 많은 예산을 쓰고도 장병들은 고통스러워야 하는 것일까. 당장의 짝퉁 칼, 짝퉁 헬멧, 짝퉁 방탄복도 이미 충분히 힘든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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