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새 신용대출 잔액이 2조원 늘었다. 신용대출 한도가 줄어 들기 전에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와 추석명절 '자금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9월 말 기준 원화대출 잔액은 1239조 35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9조472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은행 원화대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해 들어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이 같은 증가세는 신용대출에서 두드러졌다. 9월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26조 3868억원으로 한 달 새 2조1122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최근 공모주 청약 등 주식 투자수요가 증가한 데다 정부의 신용대출 규제강화에 대비해 미리 한도를 받아놓으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공모주 청약을 위한 신용대출이 증가했다"며 "여기에 정부가 신용대출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에 한도가 줄어들기 전에 미리 받으려는 움직임까지 더해져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 청약 첫날인 지난달 1일 5대 시중은행 대출잔액은 1조8034억원이 증가했다. 8월 한달 전체 증가액의 44%가 하루 만에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 추석명절 시기와 맞물려 신용대출에 의지한 가계·영세자영업자들이 많아진 점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신용대출은 별도의 담보 없이 개인신용등급과 직장 등을 검토해 이뤄지기 때문에 담보대출 대비 리스크가 높다"며 "이번주부터 신용대출 리스크 관리는 강화하되 서민금융기조에는 어긋나지 않는 방안으로 신용대출을 축소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이번주부터 신용대출 축소방안을 본격적으로 실시한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전체 신용대출 상품 중 8개 상품에 대해 우대금리 적용을 축소하기로 했다. 한도도 낮춘다. 의료인, 법조인 등 전문직 대상 신용대출 한도를 현행 최대 4억원에서 2억원으로 낮췄다. 일반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한도는 최고 3억원에서 2억원으로, 비대면 신용대출 한도는 3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조정했다. NH농협은행도 지난달 1일부터 가계대출 일부 상품의 우대금리를 0.2%포인트 축소하고, 추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6일부터 '우리 원(WON)하는 직장인 대출'과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의 우리금리를 일제히 연 0.4%포인트 줄인다.
신한은행은 경찰, 소방, 세무 공무원 등 직군별로 세분화 돼 있는 공무원 전용 상품의 한도와 우대금리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은행에 비해 취급 규모가 큰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대출)도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신한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13조원대로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 하나은행도 다른 은행들이 내놓은 방안과 보조를 맞춰 상품별 한도와 금리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감원에 구체적으로 신용대출 관리방안을 작성해 냈다"며 "올해 말까지 3개월동안 최대한 증가율을 낮춰 연 성장률을 낮출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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