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칼럼

[윤휘종의 잠시쉼표] 서울시의 공권력 횡포, 도가 지나치다

아무리 대한항공이 밉보였다고 해도 이건 아니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둘러싼 얘기다.

 

서울시는 7일 제14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대한항공의 재산인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겠다는 안건을 상정했다. 엄연히 기업의 사유재산을 서울시가 소유자의 의사는 무시한 채 문화공원으로 지정하겠다는 것이다.

 

송현동 부지 인근에는 경복궁과 북촌 같은 문화 유적시설들이 있고 학교도 있어 문화공원으로 만든다는 것에 대해 대한항공도 큰 반대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가격이다.

 

서울시가 이 곳에 대해 적절한 금액, 즉 시세를 감안한 비용을 내고 매입하면 큰 문제는 없다. 송현동 부지는 약 3만6642㎡ 규모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곳이 시내 중심에 위치한 '알짜 부지'라 최대 7000억원까지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반면,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 보상비로 4670억원을 제시하고 있다. 이 마저도 2022년까지 분할로 지급하겠다고 한다.

 

문화공원을 만들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아무리 그래도 사유재산을 공권력이 헐값에 사실상 빼앗는 것과 다름 없다. 그것도 할부로. '시민을 위한다'는 명분만 있으면 개인의 사유재산쯤은 충분히 침해해도 된다는 사고방식이 무섭다. 도를 넘어선 공권력의 횡포가 어디까지 갈지 섬뜩하다.

 

해당 부지를 매입한 뒤 공원으로 지정하는 것도 아니고, 먼저 공원으로 지정해서 '공공성'을 부각시킨 뒤 기업의 자산을 싼 값에 뺏어가겠다는 것은 사실상 칼만 안 들었지, 정부가 아니라 날강도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정 이곳이 문화공원으로 필요하다면 정당하게 제값을 주고 매입을 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8년 삼성생명으로부터 송현동 부지를 사들여 이 곳에 7성급 한옥호텔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그러나 근처에 학교와 북촌 문화지구 등이 있어 서울 중부교육청이 이 일대를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으로 지정해, 호텔 건립이 무산됐다. 이후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의 활용방안을 모색하다가 지난해 '한진그룹 비전 2023'을 통해 송현동 부지 매각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서울시가 갑자기 지난 5월, 서울시 소유도 아닌 이 곳을 문화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 갈등이 커지기 시작했다. 시에서 문화공원으로 만든다고 하는데, 어느 기업이 이 부지를 사겠다며 나서겠는가. 결국 대한항공의 매각 입찰에 참여한 기업은 한 곳도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대한항공은 6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송현동 부지 매각과 관련해 서울시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문화공원 지정의 위법성에 관한 민원을 제출했다. 권익위는 조정회의를 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서울시가 당초 이달 15일로 예정됐던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일주일 앞당겨 7일 열었다. 서울시의 속셈은 권익위의 의견이 나오기 전에 송현동 일대를 공원으로 확정하겠다는 여론전 '알박기'를 하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경영위기가 심화되자 알짜 사업인 기내식기판 사업까지 매각했다. 그러면서도 '을'의 입장이라 제대로 항의도 못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코로나19로 재정 압박이 심해졌다며 버스요금 인상을 검토하는 와중에 5억원 규모의 초호화 버스정류장을 짓겠다고 하고 있다. 그러면서 기업들 재산을 털어가려는 서울시가 과연 정상적인 지자체인지 의심스럽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