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환자들을 위해 왕복 200km 거리를 매주 오가는 '낭만닥터'들이 있다. 국내 심부전 명의로 꼽히는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전 병원장 순환기내과 유규형 교수와 현 진료부원장인 한성우 교수다.
충남 서북부인 서산·태안 지역에는 148만 지역주민들이 거주하며, 지역 특성상 고령층이 많아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심장판막증 등의 심혈관질환 환자의 비중이 높다. 그러나 지역의 유일한 공공병원인 서산의료원은 심장과 혈관질환을 담당하는 순환기내과 의사를 구하지 못해 심혈관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이나 대도시의 대학병원까지 가야만 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서산의료원과 협약을 맺고 순환기내과 교수 2명을 파견했다.
유규형 교수와 한성우 교수는 월요일과 목요일 하루씩 번갈아 가며 왕복 200km 거리의 서산의료원까지 직접 내려가서 진료를 본다. 진료가 있는 날이면 새벽 6시에 출근하여 담당 환자들의 상태를 살핀 뒤 오전 7시에 병원 차량을 타고 서산의료원으로 이동한다. 1시간 넘게 차를 타고 서산의료원에 도착한 뒤 오전 8시 30분부터 진료를 시작한다. 진료가 있는 날이면 많은 환자들이 몰린다.
61세 남성 A씨는 한달 전 심방세동으로 인한 빈맥으로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뒤 이곳에서 진료와 약 처방을 받고 있다. 그는 "전 같으면 약을 타기 위해 다른 지역까지 가야 해서 진료를 볼 엄두도 안 났는데 서산까지 내려와 진료를 보는 의사가 있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진료하는 환자는 하루 평균 40명. 대부분 처음 진료를 보는 환자여서 환자상태 파악에만 많은 시간이 걸린다.
유 교수는 "심장초음파 등 여러 검사들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 환자들보다 3, 4배의 시간이 필요하고, 이로 인해 실질적으로 비교하면 100명 이상의 환자를 보는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몰리는 날이 많아 진료 종료시간을 한참 넘긴 후에도 진료가 이어질 때가 많다.
한 교수는 "하루 3시간 이상 차를 타고 이동하고, 많은 환자들을 보느라 한번 다녀오면 온몸이 녹초가 될 정도로 힘들다"며 "몸은 힘들지만 의사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아 앞으로도 서산의료원에서의 진료를 계속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파견진료는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가슴에 통증을 느껴 서산의료원을 찾은 50대 환자가 급성심근경색 진단을 받았다. 한 교수는 직접 구급차에 동승해 환자를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으로 이송했고, 완전히 막혀있던 우측 관상동맥에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해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이성호 병원장은 "지역 거점 대학병원으로서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의료기반이 열악한 지역에 본원의 우수한 의료서비스와 신속한 응급전원 시스템을 공유함으로써 지역의료가 활성화되고 더 많은 국민들이 좋은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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