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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진정 산업생태계가 조성되는 걸 원한다면

흔히 경제는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다고 한다. 경제를 이런 유기체들이 서로 어우러지는 생태계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만큼 역동적이고 변수도 많다.

 

생태계를 인간이 섣부르게 개입했다가 실패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쌀알을 먹는다며 참새를 닥치는대로 잡았다가 메뚜기가 창궐해 무려 4000만명의 인민을 대기근으로 사망케 한 중국 마오쩌둥의 어설픈 사고방식이 대표적이다.

 

산업생태계도 마찬가지다. 어설픈 개입이 오히려 조화를 깨뜨리고, 일을 망칠 수 있다.

 

지금 우리 정부는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을 살리겠다며 의욕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의 뿌리이자 중심이며 비대면과 디지털, 그린 등 유망 분야의 벤처와 스타트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차세대 반도체분야와 미래차, 바이오 등 주요 신산업 분야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우리 경제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을 살리겠다는 의지는 지극히 당연할 뿐 아니라 가장 시급한 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통령의 이런 선언에도, 정부와 여당의 행보에 아쉬운 점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대통령도 언급했듯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해야 산업 생태계가 조화롭게 이루어지는데, 현재의 정책이나 입법 과정에서 대기업들은 철저히 소외돼 있다. 낱알을 먹어대는 참새를 잡았다가 메뚜기가 창궐한 것과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산업 생태계의 관점에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살려면 대기업이 잘 돼야 한다. 정부가 신산업분야로 지목한 차세대 반도체나 미래자동차, 바이오 등은 전 세계의 글로벌 대기업들이 경쟁을 벌이는 분야다. 국가대표급 기업들이 명운을 걸고 대규모 투자와 인력을 통해 먹거리를 찾는 분야다.

 

이런 분야에서 승부를 걸려면 우리도 국가대표급 선수를 육성하고 지원해야 한다. 그런 대표급 기업이 수많은 중소기업·벤처기업과 협력하는 게 바로 산업 생태계다.

 

하지만 정부는 대기업들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단지 외면하는 것에 나아가 더 이상의 성장을 확실히 막겠다는 의지까지 보인다. 이는 '경제3법 개정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은 기업들에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기업 본연의 업무 외적인 일에 더 신경쓰라는 신호다. 정부와 여당이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경영 현장에서는 그렇게 받아들인다. 이는 정부와 여당이 여론을 호도한 것이든, 기업들이 거짓말을 한 것이든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대기업들에게 신산업 발굴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기보다 새로운 규제를 만들고 여기에 대응이나 하라는 신호를 보내면 우리 경제에 미래는 없다. 대규모 투자와 우수한 인력 확보로 먼저 길을 터줘야 하는 대기업들의 발을 묶어버리면 중소기업이 참여할 기회 자체가 생길 수 없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서로 자기 역할을 해야 조화로운 생태계가 조성된다.

 

진심으로 신산업을 육성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면 어떤 정책을 우선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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