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은행들의 부실화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저금리 기조 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가계대출 증가가 일부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부실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빅테크(Bigtach) 기업과의 경쟁도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포스트 코로나 이후 새로운 은행서비스(K-banking)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본성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은행 혁신 세미나에서 '포스트 코로나시대 은행의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과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구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은 다가올 10년에 대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내 은행들은 K-banking의 5가지 전략적 방향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체계를 마련해 궁극적으로 대내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가지 전략적 방향은 ▲은행 핵심기능의 지속가능성 ▲소비자 신뢰도 제고 ▲비대면 경쟁력 개선▲대내외 디지털 경쟁력 확보 ▲리스크 역량에 따른 사업다면화다
◆ 은행 수익성 악화 불가피
구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저금리 장기화에 따라 수익성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금리가 장기화되면 순이자마진(NIM)의 하향안정세가 지속되고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일부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부실채권이 증가할 수 있다"며 "이익감소가 자본확충을 제약하고, 성장축소를 할 수 없어 이익축소로 이어지는 구조를 방지할 수 있는 수익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 가계금융 규제가 강화될 경우 은행의 자산성장성은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최근의 저금리에 따른 가계금융 성장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며 "실수요 중심의 여신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국내은행의 가계금융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자산성장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순익은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부실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 연구위원은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이 확대될수록 은행들은 기존 소매금융 업무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빅테크 기업들은 간편결제의 편의성과 상거래 플랫폼을 활용해 은행고객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며 "향후 투자서비스, 보험상품 연계서비스, 상거래 기반 대출 확대 등 비은행 업무와 연계를 통해 금융역할이 확대될 경우 은행의 역할은 더욱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은행, 고객과의 접점 서비스 늘려야
이날 토론회에서는 은행이 기술력에 집중할수록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기업분석부 팀장은 "빅테크 기업들은 서비스에 행동심리학과 스토리텔링을 포함하지만 은행들은 기술력을 운운하고 있다"며 "예를 들면 카카오뱅크의 경우 고객은 Z세대의 10년, 20년뒤의 고객을 대상으로 '감성을 보내는 송금'과 같은 쉬운 것부터 시작하는데, 은행들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대출원리금 상환 유예조치가 은행의 건전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 팀장은 "자칫하면 좀비기업,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늦춰질 수 있는데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서민금융역할은 위험해 보인다. 저금리로 상품을 지원하는 것이 오히려 부실을 키우는 것이 아닐 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재박 KPMG 디지털 본부장은 "중국 위뱅크의 경우 지난해 특허 출현이 630건을 넘는 등 미래의 금융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국내 은행들도 현재 고객과의 접점을 얼마나 갖고 이해하고 있는 지, 차별화된 역량을 갖고 있는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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