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카카오뱅크(이하 카뱅) 직원이 퇴사를 했더니 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가지고 있는 카뱅 주식을 서로 자기에게 팔아달라는 연락이었다.
카뱅은 지난해 직원들이 주당 5000원에 우리사주를 살 수 있도록 했다. 보호예수 기간이 아직 남아 있지만 퇴사하면 적용을 받지 않는다. 물량이 귀하다 보니 증권가에서는 카뱅 퇴사자를 수소문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 은행들의 주가가 화제가 됐다. 인터넷은행의 주가도, 시중은행의 주가도 말이다. 그런데 화제가 된 이유는 정반대다. 한 곳은 주가가 너무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다른 곳은 주가가 너무 저평가됐다는 인식에서다.
먼저 주가 고평가 논란의 주인공 카뱅이다.
카뱅이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가면서 장외시장에서의 거래가격이 10만원을 넘어섰다. 단순히 발행주식 수 3억6509만주를 곱하면 시가총액은 40조원에 육박한다. 성장성을 고려해 은행주로는 후한 주가순자산비율(PBR) 3배 안팎을 적용해도 시가총액은 9조원이다. 장외시장 주가가 한참 앞서나간 셈이다.
다음은 시중은행들의 주가다.
금융지주들 가운데 '리딩뱅크'로 꼽히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시가총액도 각각 17조원, 15조원 수준에 불과하다. PBR은 KB금융이 0.41배, 신한지주가 0.35배로 자산가치만큼도 대접을 못받고 있다. KB금융 윤종규 회장은 "주가가 참담한 수준"이라고 했고,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 역시 주가가 급격히 하락한 현재의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한 것도 그래서다.
카뱅과 시중은행의 주가를 가른 것은 향후 성장성과 경쟁력이었다. 코로나19로 가속화된 '언택트' 세상에서는 인터넷은행이 더 이상 틈새시장을 노리는 '니치 플레이어'가 아니라 2030세대를 장악한 리딩뱅크가 될 것이란 얘기다.
한 금융지주 디지털총괄 임원을 만났더니 인터넷은행을 평가절하했다. 기존 뱅킹업무가 좀 쉽고 빠르기만 할 뿐 시중은행이 따라하지 못할 새로움은 없다는 지적이다. 그런 안이한 인식이 문제다. 아주 조금 더 쉽고, 빠르다는 이유로 고객은 카뱅 앱을 깔고, 다시는 느려터진 은행앱을 열지 않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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