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 가장 먼저 찾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한 가운데, 이 회장의 조카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가장 먼저 빈소를 조문하면서 양사 간 화해 분위기 불씨를 지폈다. 고 이 회장은 이재현 회장의 부친인 고 이맹희 전 CJ그룹 명예회장과 생전 경영 승계를 놓고 갈등을 빚으며 대립해왔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 25일 부인 김희재 여사와 자녀 이경후 CJ ENM 상무,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내외와 함께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이건희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이재현 회장은 "국가 경제에 큰 업적을 남기신 위대한 분이고 가족을 무척 사랑하셨고 큰 집안을 잘 이끌어주신 저에게는 자랑스러운 작은 아버지"라고 추모했다.
몸이 불편한 와중에도 이재현 회장은 약 1시간 30분가량 빈소에 머물렀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을 만나 20여 분간 대화를 나누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그는 "일찍 영면에 드셔 황망하고, 너무 슬프고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기도한다"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이재현 회장의 방문으로 삼성그룹의 첫 경영승계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앙금이 3세대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재현 회장 시대에는 화해 무드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상속소송으로 시작된 삼성과 CJ의 갈등
1987년 11월 19일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타계한 이후 셋째 아들인 이건희 회장이 장남 고 이맹희 전 명예회장과 차남 이창희 새한그룹 회장 대신 삼성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형제였던 이 회장과 이 명예회장은 삼성그룹 경영 승계를 놓고 경쟁을 벌이며 50여 년간 별다른 교류를 하지 않으며 냉랭한 관계를 유지했다.
지난 2012년에는 창업주의 재산 상속을 둘러싸고 삼성과 CJ그룹 간 대결이 진행되면서 갈등 관계가 깊어졌다. 이 전 명예회장과 누나인 이숙희씨 등은 이 회장의 차명재산에 대한 상속권을 주장하며 1조원대 소송을 제기했다. 창업주로부터 물려받은 상속재산을 이 회장 명의로 실명 전환해 독식하려 했다는 이유에서다.
소송은 이 명예 회장이 1, 2심에서 잇따라 패소했고, 이 전 명예회장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이 회장의 완승으로 끝났다. 이 전 명예회장이 2015년 8월 향년 84세로 중국에서 폐암 등 지병으로 별세할 때까지 상속분 반환 소송으로 불화를 겪었다.
◆3세대에 도는 화해 기류
선대의 화해는 끝내 이뤄지지 못했지만, 범삼성가의 경영 체제가 3세로 넘어오면서 화해 기류가 돌기 시작했다. 지난 2015년 8월 이 명예회장 빈소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문상하면서 화해의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특히 사촌지간인 이 부회장과 이재현 회장 간 관계는 돈독한 것으로 알려진다. 2014년 이재현 회장이 횡령과 배임 혐의로 구속된 당시, 이 부회장 등 범삼성가 구성원은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2018년 CJ그룹이 삼성맨이던 박근희 삼성생명 고문을 CJ대한통운 부회장으로 영입한 사건도 삼성과 CJ그룹 관계개선 본격화의 대표적 사례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현 회장이 이 회장의 빈소에 친인척 중 가장 먼저 발걸음 하며 삼성과 CJ그룹 간 화해 무드 조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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