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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재테크

[진퇴양난 금리인하]②최고금리 정책의 딜레마

금리인하 후 일본 불법사금융 이용 7배증가

법정 최고금리를 다른 나라와 일괄적으로 비교하는 건 쉽지 않다. 한국 처럼 금리상한 수준을 제한하는 나라도 있지만 적용범위에 따라 금리상한 수준을 다양하게 운영하는 나라도 많기 때문이다.

 

현재 금리에 절대적인 상한선을 그어 제한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홍콩 등이다. 미국은 주(州)마다 다르지만 뉴욕(연 16%), 플로리다(연 30%) 등 43개주가 금리상한을 두고, 36개주는 소액단기대출에 한해 고금리 부과를 허용한다. 유럽연합(EU) 국가는 금리상한을 시장 금리와 연동하고 있다.

 

◆유럽, 시장금리와 연동

 

대다수 유럽연합 국가는 금리상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시장금리와 연동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연동할 경우 대출의 종류를 구분해 종류별로 금리상한을 다르게 설정한다.

 

예컨대 프랑스는 금리상한을 시장 평균금리의 1.33배로 설정해 놓았지만 모기지대출, 소비자신용대출, 기관대출 등 범주에 따라 금리를 다르게 적용한다. 즉, 모기지대출의 평균 시장금리가 연 4.72%라면 금리상한은 이의 1.33배인 6.28%가 된다. 일정금액 이하의 소액신용대출의 평균 시장금리가 16.22%라면 금리상한은 이의 1.33배인 21.57%다.

 

문제는 시장 평균금리가 높을 때 발생한다. 슬로베니아는 금리상한을 대출 종류별로 평균 시장금리의 2배로 설정했다. 만기 2개월 이내 200유로 이하 단기소액대출의 시장평균금리는 지난 2009년 기준 226.5%였는데, 이 경우 금리상한이 연 453%로 치솟을 수 있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독일은 시장 금리의 2배를 하고 있지만 '시장 금리보다 12%포인트 많은 값' 중 작은 수치를 기준으로 폭리를 판단한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세부 규칙으로 1일 이자 0.8%(연 288%)를 최고금리로 두고 있으며, 총 대출 비용이 대출금의 100%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 등록 대부업체 현황 및 신용대출 잔액/여신금융연구소, 일본 금융청

◆일본, 금리인하 후 대부업체 급감

 

우리와 비슷한 일본은 1999년 대출 상한금리를 연 40.4%에서 29.2%로 2010년에는 다시 20%로 낮췄다.

 

여신금융협회 산하 여신금융연구소가 발표한 일본 대금업(대부업) 규제 강화 이후 10년간 시장변화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고금리 인하 이후 일본 대부업체는 크게 축소됐다.

 

대부업체는 지난 2009년 6178개에서 올해 1647개로 73.3%감소했다. 총 대출잔액도 15조4000억엔에서 12조4000억엔으로 줄었다.

 

특히 소비자 신용대출 잔액은 2009년 11조엔에서 절반 이하인 4조1000억엔으로 감소했다. 최고금리 인하에 따라 대부업체의 수익성이 낮아지자 상대적으로 담보 등이 없는 신용대출 잔액을 중심으로 줄여나갔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대부업에서 밀려난 소비자들이 불법 사금융(미등록 대부업체)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일본 금융청의 조사 결과 대부업 이용 경험자 중 원하는 돈을 대출받지 못한 비율은 2010년 30.3%에서 2020년 43.2%로 증가하고, 불법 대금업 이용 경험자는 같은 기간 1.2%에서 8.8%로 늘었다.

 

소비자가 불법 사금융을 이용할 경우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얼마나 많은 금액을 이용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 또 피해신고가 되지 않는 이상 많은 자금이 불법 사금융으로 흘러갈 수 있어 정책금융의 실효성도 낮아질 수 있다.

 

일본 불법 사금융 이용경험 유무/여신금융연구소, 일본금융청

최철 숙명여대 교수는 지난달 29일 한국대부금융협회가 주최한 제11회 소비자금융 콘퍼런스에서 "대부금융시장은 공급 금리 탄력성이 커 최고금리 인하 시 공급자의 급격한 대출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초과수요까지 겹치면 금융 소비자들이 고금리의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게 되고, 중장기적으로 대부금융시장의 위축은 더욱 심각한 금융 소외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연구보고서(Impact Of Restrictions On Interest Rates In Microfinance. 2016)를 통해 서민경제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금리를 낮추는 방법이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에 금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규모의 경제로, 저신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대부업의 대출규모를 늘리면서 평균비용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

 

우선 저신용자에 대한 실질적인 평균비용을 보장토록 하되 대부업의 경쟁이 제2금융권의 경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해 저신용자에 대한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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