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거센 무역 제재에도 재기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낮은 수준에서나마 사업을 유지하며 '반도체 굴기'를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상하이에 반도체 공장을 새로 세울 예정이다. 중국 국영기업인 화홍그룹이 대주주로 있는 상하이 IC R&D 센터가 운영을 맡는다.
화웨이의 이 같은 행보는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자립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화웨이는 최근 미국이 무역 제재를 강화하면서 반도체를 우회 수급하던 통로까지 막혀버렸다. 지난달 새로운 플래그십인 메이트 40 시리즈를 공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차기 모델을 출시하기는 어렵게 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계획대로라면 상하이 팹은 2022년부터 20나노 수준 반도체를 자체 생산할 수 있다. 우선 올해 45나노를 시작으로 내년 28나노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올해까지는 시험 생산, 내년부터는 IoT 등 주변부 반도체에 이어 2022년에는 5G 반도체까지 양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문제는 계획대로 진행하더라도 기술 수준이 크게 뒤떨어진다는 데에 있다. 28나노 공정은 삼성전자가 2010년경부터 이미 상용화한 구세대 기술이다. 20나노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2022년부터 3나노 양산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상황,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업성도 관건이다. 반도체 산업은 수율을 높여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규모의 산업이다. 화웨이가 이미 오랜 기술 개발과 노하우로 생산 능력을 안정화한 경쟁사들 수준으로 양산에 돌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단순히 버티는 것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3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점유율은 14%로 전분기(20%)보다 크게 하락하며 삼성전자(22%)에 이은 2위로 다시 밀려났다. 그나마 의지했던 중국 시장에서도 3분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8%나 줄어든 3420만대로 고꾸라졌다. 4분기에는 더 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경쟁사들도 화웨이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거센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뿐 아니라 5G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도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하는 등 최대 수혜 기업이 됐다. 오는 12일에는 중국에서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1080을 공개하고 비보와 샤오미 등 현지 스마트폰 업체들까지 고객으로 끌어들이려는 모습이다.
단, 아직도 중국 반도체 굴기가 충분히 위협적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중국 정부도 반도체 육성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로 장기적으로 보면 충분히 경쟁력을 키울수 있다는 이유다.
일본 반도체 업계도 변수다. 캐논과 니콘, 도쿄일렉트론 등은 여전히 미국에 비견할만한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로 꼽힌다. 극자외선(EUV) 장비만큼 미세하지는 않지만 비용이 저렴한 심자외선(DUV) 부문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ASML은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화웨이에 네덜란드에서 만든 DUV 장비를 수출할 때 미국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중국 SMIC는 7나노 수준 양산을 목전에 뒀음을 알린 바 있다. 전문가들은 SMIC가 DUV 장비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SMIC가 국영기업인 만큼, 화웨이와 협업할 여지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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