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금을 늘리기로 하면서 세금 부담이 덜한 월세로 수요가 대거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임대차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제로 시작된 전세품귀 현상에 더해 이제는 월세대란이 나타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통해 공시가격 현실화율(공시가/시세)을 90%로 올리는 방안을 확정했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제를 비롯해 건강보험료와 기초연금, 부동산 가격평가 등 60여 가지 행정 업무 기준이 된다. 공시가격이 올라감에 따라 각종 세금과 부담금이 급격히 증가하게 된 것이다.
현재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공동주택 69.0%, 단독주택(표준주택) 53.6%, 토지(표준지) 65.5%로 현실화가 완료되면 모두 90%가 된다. 목표에 도달하는 속도와 시점은 부동산 가격과 주택 유형에 따라 다르다. 연간 3%포인트(p)씩 현실화율을 상향할 방침이다. 상향은 최대 6%포인트를 넘지 않도록 했다. 세금 부담이 늘면서 월세로 전환하는 부동산 수요자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체의 월세 거래 비중은 5월 26.9%에서 9월 30.4%로 높아졌다. 최근까지 나타났던 정부의 증세 분위기로 세 부담이 덜한 월세로 전환하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재산세와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으로 전세보다 일종의 현금 흐름인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보증부 월세 비율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격은 상승세다. 세금부담이 큰 강남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역삼래미안(전용면적 59.73㎡)은 지난달 보증금 3억원, 월세 140만원에 계약됐다. 이 면적형은 9월 보증금 1억원, 월세 180만원에 계약된 바 있다. 한 달 새 보증금이 2억원이 올랐다.
역삼자이(전용면적 84㎡)는 지난달 보증금 6억원, 월세 250만원에 계약됐다. 이 면적형의 경우 전달 보증금 5억5000만원, 월세 17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한 달 새 보증금은 5000만원, 월세는 80만원이 오른 셈이다.
현재 강남구에는 대치동 삼성래미안(전용면적 97.35㎡)이 보증금 14억원, 월세 90만원, 청담자이(전용면적 49.59㎡)가 보증금 5억원, 월세 230만원에 나오는 등 비교적 신축 아파트에서 물건이 나오는 모습이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월간 주택종합 월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월세가격은 전월 대비 0.12% 상승했다. 수도권(0.17%→0.15%)은 상승폭이 축소됐으며, 서울(0.10%→0.11%) 및 지방(0.09%→0.10%), 5대광역시(0.10%→0.13%)는 확대됐다. 8개도(0.06%→0.06%)는 보합, 세종(1.08%→1.27%)은 확대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아직은 월세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매매가격은 정체상태고 전세는 저금리와 정부과세강화, 입주량 부족 등으로 매물희소성이 커져 월세전환이 더 증가할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