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랑상품권이 시민 이용도가 낮은 제로페이의 성장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관내 제로페이 결제금액의 81.4%가 서울사랑상품을 통해 이뤄졌다. 제로페이란 판매자와 구매자를 직접 연결하는 계좌이체 기반의 모바일 지급 결제 수단으로, 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제로페이는 결제방법이 복잡하고 이용 혜택이 적어 그동안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아 왔다. 제로페이가 출범한 2018년 12월 20일부터 이듬해 12월 31일까지 서울시내 결제액은 540억원으로, 자치구 1곳에서 한 달간 1억8000만원을 사용한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서울사랑상품권 판매가 시작되고 나서부터는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60억원에 불과하던 관내 제로페이 결제금액이 서울사랑상품권 발행 이후 급증해 5월에는 월결제액이 1200억원을 돌파했다.
서울시의회의 '서울시내 제로페이 및 서울사랑상품권 결제금액 현황' 자료를 보면 올 1~8월 제로페이 누적 결제액은 4777억5300만원에 달한다. 이중 81.4%인 3888억4900만원이 서울사랑상품권을 통한 결제였다.
시의회는 "타 지자체의 지역화폐가 다양한 결제방식으로 발행되는 것과 달리 서울사랑상품권은 제로페이 기반으로만 결제가 가능하다"면서 "서울사랑상품권이 서울시내 제로페이 결제액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제로페이 유지를 위한 방편으로 사용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률이 저조한 제로페이에 날개를 달아준 서울사랑상품권은 통 큰 할인 혜택을 내세워 발행 때마다 화제를 일으키며 조기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서울사랑상품권은 지역상권 활성화와 소상공인 매출 증대를 목적으로 발행된 모바일 지역화폐다. 당초 본예산으로 136억원이 편성됐으나 상품권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면서 4번의 추경을 통해 사업비가 387억1000만원으로 2.8배 늘었다. 상품권 발행 규모는 2000억원에서 5185억원으로 2.59배 증가했다.
발행 초기에는 인기가 많지 않았지만 서울시가 코로나19로 침체된 민생경제를 안정시키고 소비 진작 효과를 내기 위해 3월 23일부터 15% 할인과 5% 캐시백 이벤트를 병행하자 구매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 상당수의 자치구에서 상품권이 동났다.
시는 추가로 예산을 편성해 5월 20일부터 18개 자치구에서 2차 발행을 단행했으나 12개 자치구에서 판매 개시일에 상품권이 매진됐다. 3차 발행 때에는 할인율을 10%에서 7%로 낮췄는데도 24개 자치구 중 9곳에서 발행 당일 상품권이 다 팔려나갔다.
시의회는 "서울사랑상품권 구매 수요가 증가해 발행 즉시 소진되고 추경 예산이 지속 투입돼 당초 대비 예산액이 2.8배 증가하는 등 '상품권 발행, 소진, 추가 발행'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안정적인 발행·구매 구조를 정립하라"고 시에 주문했다.
지난 1~8월 서울사랑상품권 결제 횟수는 721만7638건, 결제금액은 2479억8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상품권 결제 1건당 평균 3만4358원을 사용한 셈이다.
업종별로는 소매업이 846억8000만원(34.1%)으로 가장 많았고, 교육서비스업 675억3400만원(27.2%), 음식점 및 주점업 465억4100만원(18.8%), 보건업 143억2200만원(5.8%) 순이었다.
시가 금년 6월 실시한 코로나19 위기 긴급민생지원 대시민 여론조사에서 서울사랑상품권 사용자의 전반적인 서비스 만족도는 80.6%로, 소상공인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된다는 답변은 79.3%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시의회는 "시민들에 대한 여론조사에 불과하다"면서 "지속적인 예산 투입에 앞서 서울사랑상품권으로 실제 지역 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매출이 증대했는지, 자치구별 발행이 매출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됐는지를 전문적인 연구기관을 통해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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