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의 '무엇이든 상담창구'가 단순한 민원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한 노인의 일상을 바꿔 새 삶을 선물해 화제다.
6일 마포구에 따르면 지난달 관내 용강동주민센터의 무엇이든 상담창구에 자기 집 현관문의 깨진 유리를 보수해 줄 수 있냐는 한 노인의 문의가 접수됐다. 해당 가정을 방문한 복지플래너는 집 내외부에 몇 년간 모은 것인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거대하게 쌓인 잡동사니를 목격했다.
노인은 홀로 지내며 수년간 잡동사니와 쓰레기를 집 안과 외부, 골목에 모아 오던 상태였다. 60년 가까이 된 낡은 주택에 혼자 살던 노인이 수집한 잡동사니의 양은 무려 9t에 달했다.
주민센터는 사례관리 회의를 진행한 뒤 집 안을 비우고 청소와 방역 작업을 실시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노인을 설득하는 일에 매달렸다.
그러나 저장강박 증세가 있는 노인은 쓰레기 수거 계획에 강력히 반발했다. 구는 이웃 주민과 함께 노인을 수차례 설득해 수거 허락을 받아낼 수 있었다.
지난달 28일 마포구는 청소인력 14명을 투입해 집 안에 있는 폐기물을 거둬가기 시작했다. 널빤지, 폐가전, 폐플라스틱 같은 잡동사니와 쓰레기로 가득했던 집은 온종일 작업을 진행한 후에야 빈 공간을 조금씩 드러냈다.
구는 작업량이 많아 일부 공간의 쓰레기를 우선 수거해 간 다음 청소와 소독작업을 벌이고 노인의 건강에 이상이 없도록 조치했다.
이 노인은 주변으로부터 실질적인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건강검진 결과 신체기능이 약화돼 거동이 매우 불편한 상태였고 안과·치과질환, 저장강박, 치매의심 증상 등이 발견됐다.
이에 마포구는 노인을 집중 사례관리 대상자로 선정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정신건강전문기관에 상담과 치료를 연계하기로 했다. 아울러 구는 홈케어주치의 사업을 통해 이른 시일 내에 집수리를 진행, 노인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민원인의 단순한 상담을 들어주는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일을 처리해 소외된 이웃의 삶을 바꿔놓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주민 여러분의 작은 요구사항이라도 면밀히 살피는 행정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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