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철의 쉬운 경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②
우리 인간을 옭아매는 욕망으로부터 벗어나야 비로소 '자유로운 영혼'이 마음껏 춤출 수 있어 참 행복을 맞이할 수 있다. 욕망으로부터 벗어나기란 좀처럼 어려운 듯이 보인다.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를 자랑하고 세상 진리를 죄다 깨우쳤더라도 욕망을 억제하지 않고는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어리석은 인간이 '욕망으로부터 자유'를 찾기가 쉽다면 이 세상에 허구 많은 불행한 사건들이 일어날 까닭이 없지 않겠는가? 욕망의 노예가 되어 얽매이지 않고 욕망의 주인이 되어 욕망을 조절할 수 있는 '욕망으로부터의 자유'를 가질 때, 인간만이 누리는 상상력을 한층 발휘할 수 있다. 풍부한 상상력과 냉철한 이성으로 욕망을 불꽃처럼 환하게 타오르게 하면서 이상과 현실의 조화를 이뤄야 인간의 삶을 품위 있게 하는 가치들이 창출된다.
실권을 잡은 양반세력이면서도 양반의 보호막을 뿌리치고 상민의 편에 서서 보다 인간적 삶을 추구하였던 연암 박지원은 "죽기 전에 몸을 깨끗하게 씻고 싶다"는 소박한 욕망을 표시했다. "나는 욕망 한다 그래서 존재한다."는 스피노자(B. Spinoza)도 "내일 세상의 종말이 오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욕망을 피력하였다. 자유로운 영혼, 생동하는 영혼을 가지고 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악기 '산타로' 하나만 가진 채 산책하듯 살아가는 삶을 그린 '희랍인 조르바'의 저자 카잔차키스(N. Kazantzakis)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 이렇게 외친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롭다." 아마도 진정한 행복감은 무엇인가를 더 가지려는 미련에서 자유로워지려는 마음가짐에서 나온다는 메시지가 아닌가?
욕망의 노예가 되어 구렁텅이에 빠지는 사람들을 보면 남을 이겼는지는 몰라도 자기 자신을 이기지 못해 허덕이는 모습들이 엿보인다. '욕망으로부터 자유'를 얻어 청정한 마음가짐을 누리려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문제는 자기 자신을 이기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대상을 소유하기보다 크고 작고를 떠나 자신이 맡은 일을 하는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며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는 보람과 기쁨과 성취감을 느낄 때 '욕망으로부터의 자유'는 자신도 모르게 가까이 다가오는 듯하다. 이것저것 가지려는 욕망의 예속 상태에서 탈출해서 저마다 가치 있다고 여기는 욕망을 조절하여 선택할 수 있어야 참다운 소유의 기쁨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빠르면 빠를수록 덜 불행해지고 더 행복해 질 것이다. 우리 모두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A Streetcar Named Desire)에서 내리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얼른 내리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생이란 어쩌면 욕망의 덩어리를 안고 달리다가 차츰차츰 '욕망으로부터의 자유'를 찾아가는 여정인지 모른다.
주요저서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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