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 통합칩(시스템온칩, SOC)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성능과 효율이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노력으로, 초미세화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에서 새로운 통합칩 '엑시노스 1080'을 공개했다. 엑시노스 1080은 엑시노스980 후속작으로, ARM 기반 CPU 8개와 최신 GPU, NPU와 5G 모뎀을 하나로 합쳤다. 2억화소와 최대 6개 카메라 이미지 센서(CIS)를 연결할 수 있는 이미지 신호 처리장치(ISP)와 LPDDR5도 지원한다.
엑시노스1080은 일단 중국 비보의 신제품 X60에 탑재돼 중상급 제품들에 확대 채용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추후 갤럭시S21에 탑재할 통합칩인 엑시노스 2100 출시도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통합칩을 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합칩은 IT 기기 성능과 효율을 모두 높이는 방법으로 주목받고있다. 프로세서와 GPU는 물론이고 활용에 따라 NPU, 통신 모뎀과 D램을 작은 칩하나에 모아넣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 전력 소모와 발열도 크게 줄일 수 있고, 장치간 거리를 크게 줄이고 연산을 효율화하는 등으로 성능 개선 효과도 적지 않다.
AP와 모뎀칩 선두주자인 퀄컴은 모바일 부문 통합칩 시장 선두주자다. 스냅드래곤이라는 이름으로 ARM 기반 AP와 모뎀칩을 공급해왔다. 화웨이도 기린이라는 이름으로 통합칩을 개발해 자사 제품에 탑재하고 있다.
GPU 부문 최강자인 엔비디아도 최근 인수한 ARM을 기반으로 통합칩 개발 작업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전에도 테그라라는 이름으로 통합칩을 생산해왔지만 GPU를 제외하고는 성능 부문에서 비판이 적지 않았던 상황, 새로 인수한 ARM이 프로젝트 카시니를 통해 통합 솔루션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나서면서 양사간 시너지 효과에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통합칩 열풍은 노트북과 PC로도 번져나갈 기세다. 애플은 최근 노트북과 데스크탑용 통합칩 M1을 자체 개발하고 신형 맥북과 아이맥에 탑재해 출시했다. 종전까지 쓰던 인텔 x86 CPU를 포기하고, ARM 기반 코어를 활용해 애플 실리콘을 새로 창조해냈다.
M1은 8코어 CPU와 NPU, GPU와 D램을 합쳐 만들었다. 애플에 따르면 성능은 전작보다 3배에서 9배 빨라진다. 발열을 최소화해 맥북에어에 팬을 없앨 수 있었으며, 저전력으로 구동 속도도 늘렸다.
AMD도 꾸준히 x86 CPU와 GPU 등을 합친 제품을 내놓으며 PC 시장에서 자리를 확고히해왔다. 비록 최고는 아니지만 CPU와 GPU 부문에서 부족하지 않은 성능을 보여줬다. 지난해부터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ARM 기반 모바일용 통합칩 개발도 진행중으로 전해진다.
인텔까지도 GPU 기술력 제고에 전력을 쏟으면서 통합칩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20여년만에 외장 그래픽카드에 이어 첫 서버용 GPU를 출시한 것. 여러 하드웨어를 통합해 개발할 수 있는 원API 툴킷을 공개하면서 생태계 조성도 시작했다.
그야말로 통합칩 시장 전국시대다. 반도체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TSMC를 필두로한 초미세공정 경쟁까지 가속화하면서 반도체 크기 축소 및 통합칩 성능 개선도 함께 빨라지는 추세다.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와 LG전자 LG윙 및 차세대 롤러블폰 등 폼팩터 경쟁도 통합칩 개발을 부채질하는 모습이다.
덩달아 파운드리 시장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TSMC가 수주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게되면서 삼성전자도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내년부터는 5나노 공정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1~2년 이내로 3나노까지 양산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IT 기기들이 상향평준화되면서 고성능보다는 활용성에 무게를 두고 발전하는 분위기"라며 "통합칩 개발이 활발해지고 파운드리 시장도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