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8000억원을 투입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추진하면서 일부에선 부실에 부실을 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항공업계 재편으로 효율성이 제고될 것이란 기대와 국민혈세를 쏟아 부어 부실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는 셈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매출액은 829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350억원) 대비 54.7% 감소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94억원으로 전년 동기(-2325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코로나19로 여객이 대폭 줄었지만 화물실적이 지난해 대비 54% 증가한 영향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매출액은 정보통신(IT), 진단키트, 의약품 등 운송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4845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부담 이겨낼까
문제는 이 같은 흑자 전환에도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 3분기 아시아나항공의 단기차입금은 2조5647억원, 장기차입금은 143억원이다. 부채비율은 2300%, 자본잠식률은 54%다. 자본잠식률은 자본금에서 자기자본을 뺀 금액을 자본금으로 나눠 계산한다. 연말기준 자본잠식률이 50%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거래가 일정기간 정지될 수 있고, 2년 이상 50%를 넘으면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다.
대한항공의 상황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대한항공의 3분기 매출액은 1조5508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2830억원) 대비 53% 감소했다. 대한항공의 화물매출이 2분기(1조2259억원)에 이어서 3분기 1조163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하고 있지만 3분기 당기순이익은 -3859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이 혈세를 투입하는 것 자체에 합당하냐는 비판이 나온다. 초대형 항공사가 출범하게 되면 양사의 부실위험만 배가 시키는 상황이 될 수 있어서다.
앞서 산업은행은 대한항공 자회사로 아시아나항공이 편입할 수 있도록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 교환사채 인수로 3000억원을 투입하는 구조다. 이번 거래로 아시아나항공은 총 1조8000억원, 대한항공은 7700억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마련할 수 있다.
◆급한불 껐지만…미래 불투명
산업은행 입장에선 별도로 항공사가 운영될 경우 항공업계에 4조8000억원의 정책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8000억원을 투입해 편입시키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셈이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1년내 상환의무가 있는 유동부채는 4조7979억원으로 대한항공 단기부채와 합치면 무려 10조원에 달한다. 만기연장을 지속하면 되지만 대규모 차입금에 딸려있는 이자비용이 양사를 더 옥죌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대한항공은 조만간 기안기금 추가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기안기금으로 2조4000억원을 지원받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유동성 위기상황이 벌어지면 산업은행이 추가 자금 지원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밑빠진 독에 물 붓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당장 내년 말까지의 급한 불을 끄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대한항공의 재무 부담은 지속될 것"이라며 "한진칼 대주주인 3자연합의 향후 행보, 아시아나항공 무상감자와 관련해 내달 14일 주주총회 일정 등 이번 딜과 관련한 변동성도 상당히 커질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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