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모빌리티 생태계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가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부품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전자와 IT 업계를 아우르는 역할을 맡아 중심에 우뚝 섰다. 재계 총수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리더 역할을 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7일 네이버와 '미래 모빌리티 사업 제휴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자동차와 ICT 기업이 차량과 플랫폼을 연계해 소비자들에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함께 새로운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기획됐다.
양사는 협약을 통해 모빌리티와 관련한 콘텐츠 및 서비스 사업 시너지를 제고하는 것뿐 아니라 중소 사업자와 상생을 위한 활동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커넥티드카에서 네이버 콘텐츠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디지털키를 활용한 상생 사업 모델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친환경차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등을 이용한 미래 모빌리티 사업도 함께 구상하기로 했다.
앞서 정 회장은 국내 배터리 관련 업계 재계 총수들과 만남을 가지며 미래차 개발 협력사를 넓히는데 주력해왔다.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구광모 LG 대표와 최태원 SK회장을 만났다. 최근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까지 만났다. 배터리와 소재 부문에서 미래차를 위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개발하려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네이버와의 협업은 이같은 행보에서 한발짝 나아간 것이란 평가다. 당초 현대차는 ICT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만큼은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엠앤소프트를 중심으로 운영해왔다. 해외에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부문에서 우수한 상품성을 인정받긴 했지만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던 상황, 네이버와 협력하면서 상품성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이같은 행보가 이전과는 다르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정몽구 명예 회장이 수직계열화에 중점을 두고 자체적으로 제품 품질을 높이는 데에만 '올인'했던 반면, 정 회장은 소비자 만족을 위해 합종연횡도 불사하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도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서 단순 모빌리티 공급사가 아닌 사업 주체로 활동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과거 카셰어링 업체 럭시 지분을 카카오에 매각했지만, 이후에도 글로벌 관련 업체에 투자를 지속하는 등 꾸준히 사업을 주목해왔다. 네이버와도 디지털키를 활용해 관련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중고차 사업 진출에서도 네이버 힘을 빌릴 수 있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글로비스가 중고차 경매장을 운영하는 등 기반 시설이 충분하지만 판매 플랫폼 부재로 실제 시장에 어떻게 진출할지에는 의문이 컸다. 네이버와 협업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울러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5대 그룹사에 이어 네이버와도 맞손을 잡은 만큼, 더 다양한 여러 업계와 교류를 확장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현대차그룹이 한화큐셀과 ESS 공동 개발, GS칼텍스와 수소충전소 협력 등을 진행 중이라 정 회장의 광폭 행보는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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