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공, 전국 현장부서 활용 '중소벤처기업 브리프' 발간
업종별 기상도, 전자상거래·가정간편식·VR기술등 '맑음'
조선, 철강, 의류등 '흐림'…자동차, 기계정비등 '구름조금'
94.4%가 코로나19 영향…63.8%는 '1년 이상 장기화' 전망
"가상증강사업, 가상미디어사업 등을 영위하며 향후 증강현실 정비지원과 원격정비 솔루션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300억원, 내년엔 매출이 훌쩍 늘어 500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지역 가상현실플랫폼 사업 F사)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채권 회수에 어려움이 많다. 2019년 하반기에 비해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무려 49.2%나 줄었다. 힘들긴 하지만 매출 다각화를 위해 에이전트를 통해 두바이 직수출을 계획하는 등 돌파구를 찾고 있다." (경북지역 섬유직물 사업 D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장기화되고 해를 넘어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소기업 현장의 희비가 더욱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기술 등을 활용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때아닌 급성장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의류·섬유 등과 같은 전통산업은 주문 취소, 신규 주문 급감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곳은 비단 의류·섬유 분야 뿐만 아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전국 32개 지역의 현장 부서를 통해 업종별 동향 사례 등을 수집해 3일 내놓은 '중소벤처기업 현장조사 브리프'를 살펴보면 이같은 현실이 고스란히 나타나있다.
중진공이 산업연구원과 하나금융연구소가 앞서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정리한 '업종별 기상도'에 따르면 조선, 철강, 의류·섬유가 '흐림'으로, 자동차, 기계장비, 전기전자부품은 '구름조금'으로 각각 나타났다. 반면 VR·AR기반기술, 전자상거래 등 생활소비, 가정간편식 등 식품은 '맑음'이었다.
비대면 소비가 집중된 전자상거래가 대표적인 코로나19 수혜 업종이다.
인천 서부지역에 있는 가공·신선식품 전자상거래 업체인 K사. 이 회사는 1~2인 소규모 가구와 20~40대 주부를 대상으로 가정간편식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 카카오스토리 등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지난해 10만명 가량이던 가입자수가 올해 들어 22만명까지 늘었다"면서 "비대면 소비 시장 확대를 기회로 삼아 네이버에 새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고 있는 등 향후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유통업계의 전년 동월 대비 올해 월별 매출 증감율은 오프라인의 경우 3월(-17.6%), 4월(-5.5%), 5월(-6.1%), 6월(-3.0%), 7월(-2.1%), 8월(-2.4%)에 모두 악화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온라인은 16.9%(3월), 16.9%(4월), 13.5%(5월), 15.9%(6월), 13.4%(7월), 20.1%(8월)로 매달 고성장하고 있다. 특히 식품(50.7%), 도서·문구(27.3%), 생활·가구(26.7%)가 전년 동기에 비해 올해 상반기 많이 팔린 품목들이었다.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먹거리, 즐길거리 등을 대부분 온라인으로 주문해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먹거리의 경우 지난 9월 기준으로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음식서비스가 1조6240억원, 음·식료품이 2조1783억원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각각 91.1%, 76.8%로 급성장했다.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먹거리를 간편하게 해결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가정간편식도 대표적인 코로나19 수혜 업종이다.
부산 동부지역에 있는 가정간편식 업체 C사 관계자는 "기존엔 수입 해산물 가공과 도매업을 주로 했지만 지난해부터 해산물을 활용한 밀키트 6종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면서 "올해 들어 코로나로 수요가 크게 늘어나며 온라인 판매를 늘리고, 공장을 매입해 직접 제조를 시작하는 등 내년부턴 매출이 본격 향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웃고 있는 소수의 업종 뒤엔 울고 있는 다수의 업종이 있다.
가뜩이나 중국 등의 경쟁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와 유가하락으로 발주량이 더 감소한 조선업이 대표적이다.
경남 서부에서 대우조선해양 협력사로 선박블록을 제조하고 있는 D사 관계자는 "조선업계 부진이 장기화되고 유가까지 하락해 대우조선해양의 해양플랜트 수주가 감소하면서 우리도 직접적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현 상황을 극복해나가기 위해 최소잔업 등을 실시하며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3·4분기 누적 글로벌 선박발주량은 975만CGT(Compensated Gross Tonnage)로 전년동기 대비 51.3%가 줄었고, 발주액 역시 231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57% 감소했다.
한편 중진공이 이번 보고서를 위해 전국의 중소벤처기업 319사를 대상으로 경영실태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94.4%가 코로나19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피해 유형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인한 내수부진(48.8%) ▲해외시장 수요 감소(24.9%) ▲자사·위탁공장의 생산차질(12%) 순이었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1년 이상' 장기화 될 것이라는 응답은 63.8%로 지난 1·4분기 응답(2.9%)과 비교해 무려 60.9%p나 증가했다. 다만, 코로나19의 장기화 전망에도 불구하고 8.3%는 4·4분기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학도 중진공 이사장은 "전국단위 현장조직의 강점을 활용해 정기적으로 동향조사를 진행해 중소벤처기업 현황과 건의사항을 파악 중"이라며 "조사결과를 향후 지원사업 계획수립시 적극 반영해 수요자 중심의 정책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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