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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여섯번째 시집 낸 강원석 "고통받는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시 쓴다"

지난달 24일 만난 강원석 시인의 모습 /손진영 기자

 

 

"꽃이 핀다 살아갈 이유가 생겼다 // 수많은 절망의 틈 속에서 꽃 한 송이 볼 수 있다면 이 또한 햇살 같은 행복이요 빗물 같은 축복인 것을…."

 

거친 환경에서도 모질게 피어나는 한 송이 꽃과 같이 우리 모두 살아갈 이유를 찾았으면 한다며 노래하는 이가 있다. 올해로 등단한지 5년된 시인 강원석(51세)이다. 강 시인은 5년 동안 쉴새없이 작업하며 6권의 시집을 냈다. 최신작 '그대의 향기가 바람에 날릴 때'는 코로나19로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을 위로하고, 꿈과 사랑을 응원하기 위해 지난 9월 내놓은 시집이다. 지난달 24일 그를 만나 작품과 시인의 삶에 관해 들어봤다.

 

자신이 쓴 시가 다른 이들을 위로한다는 것을 알고, 본격적으로 데뷔하게 됐다는 강 시인은 본래 공직자였다. 공직자의 삶과 시인으로서의 삶이 많이 다르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공직자는 정책을 통해 국민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시인은 시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면서 "형식의 차이는 있지만 사람들을 위한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많다. 공직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시인으로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고 답했다. 공직자와 시인은 둘 다 강 시인의 어린시절 꿈이었다.

 

어릴 때의 꿈을 모두 이루고 아름다운 시어를 쓰는 것을 업으로 삼은 강 시인에게 어려움이 없어 보였지만, 사실은 굴곡이 많았다. 20~30대에는 국회에서 크고 훌륭한 공직자가 되기 위해 매진했고 대학원을 7곳이나 다녔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대학원을 다니는 생활이 10년 넘게 이어졌다. 그는 "살기 위해 시를 썼고, 살아야했기에 시를 썼다. 지금은 나처럼 고통받는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시를 쓴다"고 말했다.

 

- 시를 짓는 것은 고통스럽지 않았나.

 

"시를 쓰고 나서부터는 기쁜 일이 더 많아졌다. 시를 쓰는 것 자체가 내겐 가장 기쁜 일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매번 77편의 시를 수록하고 있다. 7이라는 숫자는 내 시집을 사는 독자들에게 행운을 주고 싶어서다. 독자들에 대한 감사함이 창작의 원동력이 되기에 부담감은 전혀 없다."

 

그는 이번에도 77편의 시와 77장의 그림을 담았다. 특이한 점은 이번 시집에 라벤더 향기를 입혔다.독자들에게 색다른 방식의 시 읽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 그림과 함께 꽃향기를 입힌 것이다.

 

- '그대의 향기가 바람에 날릴 때'를 발간하기까지 과정은?

 

"작품을 완성하는데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평소 시 한 편을 완성하기 위해 100번 정도 읽는다. 7700번을 넘게 읽어야 한 권의 시집이 완성되는 것이다. 시상이 떠올라 글로 옮긴 후 읽다 보면 100번을 수정하는 시가 있는가 하면, 한 번도 수정하지 않는 시도 있다. 가수 추가열이 노래로 만든 '햇살 곱게 썰어서'라는 시가 한 번의 수정도 없이 완성된 시다."

 

- 그럼 가장 인상적인 시는 무엇인가?

 

"세 번째 시집의 표제시이기도 한 '너에게 꽃이다'라는 시다. 대입을 준비하던 딸에게 힘을 주기 위해 쓴 시인데 대표시가 되었다. 대중가요와 우리 국악의 정가에도 이 시가 쓰였다. 가수 변진섭은 이 시를 읽고 작사를 의뢰했고, 전국 여러 곳에도 이 시가 새겨져 있다. 작년에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 홍보대사를 맡으면서 이 시를 적십자사에 헌시하기도 했다."

 

강원석 시인. /손진영 기자

그가 이렇게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것은 그간 반복해온 훈련 덕분이다. 그는 정식 시인 데뷔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뿐 시를 초등학교 때부터 써왔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지금처럼 적극적이지는 못했지만, 틈틈이 시를 썼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시가 수백 편으로, 새 시집을 낼 때는 미발표작 중에 마음에 드는 시를 고르고 다듬어서 내기도 한다.

 

현재는 동시집과 전집, 그리고 선집을 준비 중이다. 그에게 꾸준히 시집을 낸다는 건 독자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의미한다. 소통을 늘리기 위해 방송 드라마와 음악 프로그램에서 오는 흥미로운 제안들도 시와 관련된 일이라면 받아들이고 있다. 그는 "시인이 시집을 낸다고 해서 독자들이 찾아다니며 사주거나 읽는 게 아니다. 시는 어렵지 않고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시와 독자가 가까워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독자들과 소통 중에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

 

"지난해 연말에 부산에서 공개 강연을 한 적이있는데 강연을 듣기 위해 인천, 합천, 여수, 마산, 영천 등 멀리 타 지역에서 많이들 오셨다. 감사함도 컸지만 너무 죄송스러웠다. 그리고 그날 다섯 분이 시낭송을 하셨는데 내 시를 모두 외워서 하더라. 큰 감동을 받았다."

 

강 시인은 앞으로 시인으로 오래 살아가는 것과 시라는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삶을 꿈꾼다. 그러기 위해서 평생 시를 쓸 체력을 비축하는 것과 비대면·온라인으로라도 소통을 이어가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추후에 만나게 될 독자들에게는 "코로나는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면 사라질 전염병이다.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분명 좋은 날이 올 것이기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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