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용공여 중단 잇따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코스피 활황에 '빚투(빚내서 투자)' 잔고가 19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빚투가 급증하자 증권사들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신용융자 서비스 중단에 나섰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조57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98년 이후 사상 최대치다. 10월 말 16조4294억원이었지만,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2조원 이상이 늘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란 개인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말한다. 올해 3월 말 6조원대였던 잔고는 이른바 '동학개미운동'과 함께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6월 12조원대로 두 배가 넘게 급증한 후 12월을 기점으로 18조원을 넘긴채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1400대로 추락했던 코스피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주가를 회복한 후 우상향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증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빚투를 위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별로는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 모두 9조원을 넘겨 골고루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기준 코스피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9조4120억원, 코스닥은 9조1613억원이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융자 잔고는 주식시장이 오르면 같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며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신용융자 잔고의 절대적인 금액은 커졌지만, 증가율 속도는 둔화된 경향이 있어 시총 대비 (신용융자 잔고) 비중은 적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단순히 잔고만 오르고 시장이 가만히 있으면 위험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시장이 더 많이 오른 상태"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신용공여 한도 유지를 위해 신규대출을 제한하거나 중단하기 시작했다. 신용공여란 신용거래 융자, 신용거래 대주, 예탁증권 담보 융자 등의 형태로 투자자가 증권사에 빚을 지는 것을 의미한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된다. 대형 증권사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경우 중소기업·기업금융업무 등의 목적으로 100%의 한도가 추가로 주어진다.
앞서 지난 6월에도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KB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 예탁증권 담보 융자 신규대출을 제한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일 신용거래 융자 신규 매수와 예탁증권 담보 융자 신규 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같은 날 삼성증권은 신용거래 융자 서비스는 제공하되 증권담보 대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KB증권은 주식,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대한 증권담보 대출을 중단했으나 매도주식 담보대출과 신용융자거래는 열어뒀다.
키움증권의 경우 지난 3일부터 신용융자 중 일부 상품의 대용 사용 비율에서 현금 비율을 15%에서 20%로 늘렸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에도 겪었듯 증권사들이 자체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잘하고 있다"며 "신용융자 잔고 상황에 따라 신용공여 중단이 유연하게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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