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에 기간산업안정기금 321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이로써 제주항공은 지난 9월 2조 4000억원을 지원받은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기안기금 2호 대상이 됐다.
기안기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을 겪고 있는 항공, 해운, 조선, 자동차, 일반 기계, 전력, 통신 등 핵심 기간산업을 살리기 위해 40조원 규모로 마련된 정책기금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안기금 운용심의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제주항공에 321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운영자금대출 257억원(80%), 영구전환사채(CB) 인수 64억원(20%) 이다.
운용심의회는 지난 10월부터 제주항공의 기안기금 투입여부를 논의해 왔다. 회계법인 실사를 통해 확인한 제주항공 필요 자금은 약 2000억원이다.
당초 제주항공은 기안기금을 통해 필요한 2000억원을 전액 지원해 달라고 신청할 계획이었지만 기안기금 금리가 높아 지원신청금액을 대폭 낮췄다. 제주항공의 신용등급은 BBB 등급으로, 기안기금이 요구하는 5~8%대 금리로 2000억원을 빌릴 경우 연 이자비용은 13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기안기금을 제외한 나머지 1700억원은 주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1400억원을 지원하고, 신용보증기금이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통해 300억원을 지원한다. P-CBO는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를 대상으로 국책 보증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이 지급보증하고 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 하는 유동화 증권을 말한다.
기안기금 지원 조건에 따라 제주항공은 내년 6월까지 6개월간 근로자 수를 최소 90%이상 유지해야 한다. 주주에 대한 이익배당과 자사주 매입은 금지되고, 연봉 2억원 이상 임직원의 보수는 동결된다.
다만 일각에선 이같은 지원금액이 제주항공의 급한 불 끄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고정비 부담으로 현금은 계속빠져 나가고 있지만, 마땅히 수익을 낼만한 방도가 없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소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96억원, 영업손실 706억원, 당기순손실 668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3.9%, 303.5%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121.6% 감소했다. 6개 분기 연속 적자다.
백신이 보급되더라도 국제 여객 수요회복까지는 6개월 이상 소요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설문에 따르면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60%는 코로나19가 진정되고 나서도 비행기 표를 구매하기까지 두 달 정도를 기다릴 것이라고 응답했다. LCC의 경우 기단과 기재, 인프라, 노하우 등이 부족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FSC) 등과 비교해 항공화물로 인한 반사이익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1호 대상인 아시아나항공은 대항항공의 인수로 기안기금 2조4000억원 중 2조1000억원이 집행되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2조1000억원은 HDC 현대산업개발과의 인수무산 후 신용등급 하락으로 채권자들이 자금을 회수할 것에 대한 대비금액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안기금은 40조원 중 3321억원이 사용됐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