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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전문기자 칼럼]12·12와 임오군란, 군대는 나라하기 나름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비상근복무간부예비군과 군사문화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12일 1000명을 넘어섰다. 이날 정부는 퇴직 군인과 경찰 등을 주대상으로 치료하는 보훈병원 입원실에서 이들을 퇴거시켰다. 늘어난 코로나19 확진자를 수용할 격리병동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11일에는 특전사 간부 362명을 코로나19 방역지원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또한 임무임에는 분명하지만, 의료전문가도 아닌 특전사 간부들을 긴급동원하고 나라를 위해 헌신한 보훈가족을 병원에서 내모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정부는 군인들을 아직도 '12·12 반란세력'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1979년 12월 12일 신군부는 정권찬탈을 위해 시민과 전우들에게 총뿌리를 겨눴다. 명백히 '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에 위배되는 반란죄다. 씻을 수 없는 대역죄임에 분명하지만, 현재 군인들의 잘 못은 아니지 않나.

 

그런데 진보·보수 구분없이 정부는 군인들을 푸대접한다. 그들을 띄워주는 듯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국가보위의 수단이 아닌 정권의 홍보수단으로만 사용해 왔지 않았던가. 일부 진보시민들은 북한과의 교전으로 전사하거나 부상을 입은 군인들을 희화하거나 조롱한다. 보수 또한 마찬가지다. 현 정부를 향해 총을 들고 '쿠테타'를 일으키라고 하니 말이다.

 

한 장교의 꿈이야기를 빌어 군인들의 현실을 말해볼까 한다. 꿈에서 산신령이 나타나 2020년 무엇을 했냐고 묻자, 그는 '영내대기→코로나19 방역지원→폭우 대민지원→영내대기→코로나19방역지원'의 한해였다고 답했다. 맘대로 쓰는 노동력이 군인의 현실일지 모른다.

 

코로나19로 고생하는 건 군인만이 아니다. 가장 큰 고생을 하고 있는 의료진과 관계부처의 모든 공무원들도 있다. 공무원들은 올해 연가보상비도 받지 못한다. 연가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내년 연가일수에 잔여 연가를 합산시키겠다지만, 군인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을 것 같다.

 

군인은 교사나 공무원들처럼 노조는 고사하고 집단교섭권 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내년에 코로나19 문제가 해소가 되더라도, 군인들은 위국헌신군인본분이라는 주문에 따라 소처럼 복무할 것이 뻔하다. 일선 병에서 야전의 초급간부들에 이르는 군인들의 권익은 누가 지켜줘야 할까.

 

병역의 의무라지만, 기본시급에도 못 미치는 노동착취를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로 정당화 할 수 있는가. 생명과 직결된 무기와 보급품은 '국산화', '최저가', '중소기업육성', '여성기업지원', '일자리창출'이라는 명분에 묻혀 신뢰도가 확인되지 않은 일부 국산체계와 중국제 불법 복제품이 판을 친다.

 

52조라는 국방예산이 어디에 쓰이는지 모를 일이다. 병력자원은 줄어든다는데 '항공모함'과 같은 뽐내기 무기부터 눈을 돌린다. 더욱이 군인에 대한 대우가 엉망인데 '모병제'를 도입하려고 한다. 망해가던 구한말이 떠오른다.

 

1882년 6월 9일 구식군대는 '임오군란'이라는 반란을 일느켰다. 13개월 간 봉급으로 받던 쌀을 받지 못한 것이 발단이었다. 우리가 알던 것과 달리 구한말 조정은 일본군 보다 좋은 총포를 어느 정도보유했었지만, 군대가 해산될 때까지 제대로 사용되지 못했다. 강군은 나라하기 나름이다. 정부가 군을 마음으로 사로잡을 수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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