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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정책

[K방역 공든탑이 무너졌다]2.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패

 한 때 전 세계 주목을 받았던 K-방역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등급인 3단계 격상을 검토중이지만 이미 거세진 불길을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방역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조치에만 의존했던 K-방역 시스템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초기 K-방역의 성과에 취해 새로운 대응책을 적극적으로 찾지 않은 책임이 가장 크다. 앞으로 락다운(봉쇄)이나 백신 접종과 같이 강력한 대안이 없다면 K-방역은 국민과 의료진의 희생으로만 버텨온 반쪽짜리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서서히 무너진 K-방역, 그 실패의 원인을 분석해본다.<편집자주>

 

겨울철 들불처럼 번지는 바이러스 앞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는 힘을 잃었다. 정부가 불과 한달 전 5단계로 거리두기 조치를 재정비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보란듯 1000명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희생과 노력에만 의존해온 K방역이 한계에 다다른 결과라고 진단했다. 경제와 방역을 모두 잡겠다는 근거없는 정책은 결국 코로나19 확산도 못막은채 사회·경제적 피해만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K방역 성과 홍보에만 급했다

 

14일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718명으로 1000명대 아래로 다시 내려왔지만, 3차 대유행의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신규 확진자가 2500~3000명 쏟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지속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여전히 3단계를 '마지막 보루'로 남겨뒀다. 코로나19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타격을 우려한 이유가 컸다.

 

전문가들은 K방역 성과 홍보에만 급급했던 정부의 안이한 방역 조치가 코로나19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말한 직후 31번째 신천지 확진자가 나타나며 첫번째 대유행이 시작됐다. 3월에는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고 발언한 직후 구로 콜센터 집단 감염 사태가 번졌다.

 

성급한 선택도 이어졌다. 2차 대유행이 겨우 꺾인 10월, 정부는 일일 확진자수가 기준(주간 평균 50명 미만)에 충족하지 않았음에도 거리두기 조치를 1단계로 낮췄다. 임시 공휴일을 지정하고, 상품권을 발행해 방역보다 경제 살리기에 집중했다. 이후 확진자수는 다시 세자릿수로 치솟았다.

 

거리두기 조치의 재정비 역시 섣부른 판단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 달 거리두기 단계를 3단계를 5단계로 늘리고, 여건에 맞게 기준을 완화했다. 기존 1단계 확진자 발생 기준은 50명 미만이지만, 현행 1.5단계 기준은 전국 240명 미만이다. 5분의1 수준으로 완화된 셈이다.

 

하지만 이 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달 2주간 평균 확진자수가 400명을 넘어서며 거리두기 2.5단계 조건을 충족했음에도 2단계+α를 선택했고, 뒤늦게 2.5단계로 격상한 바 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그렇게 임의로 결정할거라면 3단계 격상에는 왜 융통성을 발휘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예고된 기준을 지키지 않으면 국민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방역정책에 불신해 따르지 않게되는 악순환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내수 경기 살릴 기회 있었다

 

의료계가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지속 주장해왔던 것은 '락다운(봉쇄)' 조치다. 우선 입국을 엄격히 차단해 해외발 확진자를 막아달라는 요구였다. 하지만 정부는 봉쇄 대신 국민 개개인의 방역을 선택했다.

 

김우주 교수는 "뉴질랜드와 대만처럼 입국을 엄격히 제한하고, 확진자가 크게 줄었을때 거리두기 조치를 오히려 강화해 지역사회 전파를 0으로 했으면 내수 경기를 살릴 수 있었다"며 "성급한 거리두기 조치 완화 코로나19 재확산이 반복되면서 우리는 기회를 완전히 놓쳤다"고 지적했다.

 

이날 해외 유입 확진자는 36명이다. 지역 발생 확진자수에 가려져있지만 해외발 확진자는 여전히 30명대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발 확진자와 지역발생이 맞물리는 이중고가 지속되면서 국민들은 완전히 지쳐버렸다.

 

김진세 고려제일정신과의원 원장은 "자극이 계속되면 자극에 대한 역치가 높아지면서 익숙해지고 덜 불안해진다"며 "특히 11개월간 계속 반복되는 상황에서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이제 자포자기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국내에도 '봉쇄'에 준하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3단계가 되면 백화점, 결혼식장, 영화관 등 전국 50만개 이상의 다중이용시설이 문을 닫지만, 마트와 편의점, 음식점, 숙박시설 등의 영업은 지속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무증상 감염자가 이미 우리가 진단이 안되는 사회 곳곳에 많이 깔려있는 상황"이라며 "단순히 사회적 거리두기만 갖고는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진세 원장은 "3단계 자체가 셧다운은 아니지만, 심리적으로는 맨 마지막 단계라는 타격이 오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의도적으로 최고 단계 격상을 통해서라도 코로나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것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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