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권에는 디지털 전환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지점과 인력 등 몸집 줄이기 작업이 활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비대면금융 수요가 증가하자 이에 따른 조직 개편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먼저 방문객이 줄거나 유동객이 감소한 점포의 통폐합을 진행하면서 점포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또한 비대면 금융의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빅테크 경쟁이 예고되면서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몸집 줄이기가 한창이다.
◆은행점포 4년간 10곳 중 1곳 사라져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의 점포수는 지난 3분기 기준 4572개로 전년 동기 대비 168곳 감소했다. 은행들의 점포수는 지난 5년간 꾸준하게 감소했다. 2016년 말 5113개에 달했던 은행 점포수는 ▲2017년 말 4812개 ▲2018년 말 4769개 ▲2019년 말 4719개 등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5년새 은행점포 10곳 중 1곳 이상이 사라진 셈이다.
점포수의 감소세는 한동안 더 빨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올 들어 코로나19 여파로 고객들이 점포 방문을 꺼리면서 내방객이 감소했다. 반면, 모바일 등 비대면으로 금융거래를 하는 소비자가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저금리 기조 가능성이 큰 내년도 업황을 고려해 점포 통폐합으로 효율성을 꾀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는 수익성 타격을 입힌 것 이상으로 은행업 환경 패러다임을 바꿨다"며 "디지털화 속도가 더욱 가속화한 만큼 내점하는 고객이 줄어든 점포의 통폐합을 통해 비용의 효율화를 추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에서 점포 통폐합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당국 역시 점포 축소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금융 소외계층을 위해 속도를 늦춰달라고 주문한 것. 금융당국은 지난 8월 결정된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방안'에 따라 이르면 내년부터는 폐쇄 사전절차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우려에 공감해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대처를 꾸준하게 마련하고 있다"며 "고령자를 위한 콜센터 모바일 교육 등을 확대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명퇴 정례화…예외없는 구조조정
또한 금융권 내에서 감소하는 점포수에 맞춰 인력 감축도 이뤄지고 있다. 이미 은행들은 최근 수 년 간 명예퇴직을 정례화해온 만큼 올해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명예퇴직 정례화 속에 은행의 임직원 수도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4대 시중은행 임직원 수는 6만61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8년 말 6만1642명, 2019년 말 6만1351명에 이어 올들어 6만명대로 하락 것이다. 이같은 흐름 속에 내년에는 이들 은행의 임직원수가 6만명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16일부터 연말 명예퇴직 실시를 공지했다. 신청대상은 만 54세(1966년생) 이상이다. 일시에 36개월치 급여를 지급한다는 조건이다. 여기에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자녀학자금, 재취업지원금, 여행상품권 별도로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특별퇴직 접수를 진행해 503명을 접수받았다. 농협은행은 만 56세(1964년생)에게 명예퇴지금으로 임금의 28개월치를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SC제일은행은 이달 초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다.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38개월치 및 자녀학자금, 창업지원금 등을 지급하기로 한 바 있다.
또한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은 명예퇴직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추후 노사합의를 거쳐 계획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앞으로 인력 감소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진행한 명예퇴직 제도는 은행 내부에 연장자가 과하게 많은 인력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실시한 측면이 있다"며 "기존 점포 인원을 비대면 부서로 배치함과 동시에 오히려 IT관련 인력을 새롭게 충원하면서 채용을 꾸준하게 진행하기 때문에 인력 감소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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