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 업계가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했다.
애플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까지 자체 개발을 선언하면서 인텔 독주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사이 파운드리 업계는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진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MS는 클라우드 서비스 '아주르'와 랩톱 및 태블릿인 '서피스'에 탑재할 CPU를 자체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CPU는 ARM(암)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MS는 지난해 서피스 프로 X에 퀄컴에서 만든 ARM 기반 CPU를 커스터마이징해 도입한 바 있으며, 앞으로는 자체 개발 제품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MS가 사실상 탈 인텔을 선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MS는 오랜 기간 인텔과 동맹이라고 불릴 만큼 인텔에 높은 신뢰를 보여왔지만, 자체 CPU 개발로 인텔 의존도를 크게 낮출 전망이다.
ARM은 x86과는 다른 CPU 아키텍처다. 그동안 전력 소모가 작아서 모바일 기기에 주로 사용됐지만 x86과 비교해 낮은 성능으로 서버와 PC에서는 도입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성능을 크게 개선하면서 시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ARM 기반으로 개발된 애플 M1이 x86 CPU를 넘어서는 우수한 성능을 보이면서 가능성을 확인받았다.
MS가 인텔과 멀어진 이유는 복합적으로 평가된다. 인텔이 CPU 개발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는 상황, 애플이 자체 개발한 M1칩으로 대대적인 성능 개선을 이뤄내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 ARM CPU 성능이 x86에 비견할만큼 높아지고, 엔비디아에 인수되면서 통합 솔루션 성능 제고 기대감도 커진 영향도 있다.
MS가 자체 CPU를 개발하면 x86 시장은 대폭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당장 MS가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20% 수준으로 2위다. 특히 MS 운영체제(OS)인 윈도가 ARM에 최적화되면 서버뿐 아니라 개인용 PC 시장까지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종전까지 x86 시장은 윈도에 최적화됐다는 이유로 공존해왔지만, 윈도가 ARM으로 돌아서면 x86을 고집할 이유도 사라진다. 새로운 맥북에서도 다시 윈도를 지원할 수 있게되며, 게임 콘솔인 엑스박스는 결국 ARM 기반 CPU를 탑재해야 한다.
인텔과 AMD 주가가 급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나스닥에 따르면 인텔과 AMD 주가는 MS의 자체 CPU 개발 소식이 발표된 후 5~10% 떨어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인텔이 내년 수조원 규모 매출 손실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나마 AMD는 사정이 나쁘지 않다. x86 시장에서는 대대적인 성능 개선으로 인텔 점유율을 뺏고 있는 상황에서 서버용 CPU 시장에서도 에픽 성장세가 크다. GPU 부문에서도 업계 1위인 엔비디아를 성공적으로 추격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업체인 자일링스를 인수하면서 전장과 IoT 등 새로운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인텔은 여전히 10나노 공정 기반 라인업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업계 표준을 주도하는 기술력을 앞세워 아테나 프로젝트와 이보 플랫폼 인증 등으로 시장 사수에 나섰지만 애플과 AMD 맹공에 쉽지는 않은 모습이다. 여전히 7나노 미만 공정 양산 계획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인텔 회생 관건은 옵테인 성공 여부다. 인텔은 P램으로 알려진 차세대 메모리 옵테인을 중심으로한 새로운 아키텍처를 구상해 서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를 옵테인으로 대체해 비용 절감과 성능 향상을 동시에 이뤄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여전히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낮은 탓에 아직은 시장성이 높지 않다는 전언이다.
인텔이 결국 자체 양산을 포기하고 CPU까지 파운드리를 이용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이미 인텔은 CPU를 제외한 다른 반도체들은 상당수 파운드리로 전환한 상태다. 7나노 진입에 연이어 실패하고 있는 만큼, 파운드리를 이용해서라도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논리다.
결과가 어떻든 최종 승자는 그 누구보다 파운드리 업계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여기에서 나온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이 경쟁을 확대하면 결국 파운드리 수주 물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 실제로 이미 TSMC는 수주량이 생산 능력을 넘어섰고, 삼성전자도 이에 따른 수주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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