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자 개미(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과 기관에 맞서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이는 '동학개미운동'을 펼쳤다. 개미를 중심으로 한 주식 투자 열풍으로 일평균 국내 주식거래대금은 30조원을 넘어섰고, 증권사는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코스피지수는 2806.86에 장을 마감했다. 사상 처음 종가 기준 2800선을 넘어선 것이다. KRX증권지수는 같은 날 748.12에 거래를 마쳤다. KRX 증권지수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증권사 13곳을 구성 종목으로 산출하는 지수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 3월 19일(361.21)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수수료수익, 전년 동기比 43.9% 증가
증권사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등 리테일 부문에서 깜짝실적을 이어갔다. '동학개미운동'으로 일평균 국내 주식거래대금이 큰 폭으로 증가하자 수수료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20조7800억원을 기록하던 일평균 국내 주식거래대금은 최근 30조원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지난 24일에도 코스피 거래대금은 19조6964억원, 코스닥은 14조1246억원 수준으로 34조원을 웃돌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56곳의 3분기 순이익은 2조168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9.3% 증가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조60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7.5% 늘었다.
특히 3분기 전체 수수료수익은 3조77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43.9% 급증한 수치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의 투자 비중을 고려할 때 주식 투자 비중 확대는 이제 막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내년도 거래대금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올해보다 21% 증가한 26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1년에도 증권사가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브로커리지 수익이 감소해도 트레이딩(상품운용) 손익이 정상화된다는 분석이다.
올 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자 주식평가손실, 주가연계증권(ELS) 헤지 비용, ELS 마진콜 등의 악재가 연이어 발생했고, 이는 트레이딩 손실로 이어졌다.
대신증권은 2021년 5대 증권사(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키움증권)의 순이익이 2020년 대비 9.1%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0년 트레이딩 부문에서 603억원으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미래에셋대우를 제외한 4개사(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의 손실액은 8600억원"이라며 "2021년에는 트레이딩 손익이 정상화되며, 5개사의 트레이딩 손익은 113.5%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대우, 영업이익 1조 돌파하나
특히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증권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8200억원,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526억원임을 감안했을 때 올해 영업이익 1조원 돌파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이달에는 중국 안방보험과의 호텔 인수계약 취소 소송에서 승소해 단기 변동 리스크를 완화하기도 했다. 미래에셋 측은 미국 현지 1심 재판에서 승소해 계약금 약 5000억원을 돌려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는 브로커리지 약정, 수수료 시장점유율(MS)의 지배적인 사업자로 4분기에도 위탁매매 관련 이익이 견조할 전망"이라며 "안방보험과의 호텔 관련 소송에서 승소하고, 소송비용까지 보상받게 돼 배당 가능 재원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키움증권의 경우 '동학개미운동'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키움증권은 3분기 순이익 2634억원을 기록해 한국투자증권(2589억원)을 제치고 3분기 깜짝 선두에 올라섰다. 주식위탁매매 수수료를 최대한 낮게 유지하는 등 브로커리지에 특화된 구조 덕분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주식시장의 거래대금 급증으로 가장 큰 수혜를 받고 있는 증권사"라며 "올해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무려 178%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