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가 반도체 업계 새로운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텔도 팹리스로 전환할 조짐이 보인다.
30일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팹리스 매출은 전년 대비 22% 늘어난 1300억달러(약142조원)를 기록할 전망이다.
10년 전인 2010년보다 (635억달러)보다 2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전체 반도체 시장 점유율도 29.7%로 전년 대비 3.9% 포인트 상승했다.
팹리스는 반도체를 설계하는 업체로, 반도체 공장(팹)이 없다(리스)는 의미로 팹리스라 부른다. AMD와 ARM, 엔비디아 등이 대표적인 팹리스다.
반면 삼성전자 등 종합 반도체(IDM) 기업 매출은 2657억달러로 전년 대비 6% 성장에 머무를 것으로 봤다. 2010년(2043억달러)와 비교해도 30% 밖에 성장하지 못했다.
팹리스 업계 급성장은 시스템 반도체가 팹리스와 파운드리로 전문화되면서 빠르게 고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제품군이 더 다양해지고 초고가 프리미엄 모델까지 시장에 자리를 잡으면서, 상대적으로 주춤해있는 메모리 반도체 대비 큰 성장을 이뤄냈다는 것.
실제로 그래픽카드의 경우 하이엔드 모델 가격은 일반 PC를 넘어서는 1500달러 수준이다. 10여년 전보다 2~3배나 비싸다. 인공지능(AI)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GPU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IC인사이츠는 "팹리스 시장이 향후 5년 동안 전체 IC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0대 초반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체 IC 산업 분야에서 계속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전체가 팹리스 중심으로 전환되는 모습도 감지된다.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ARM 아키텍처를 만드는 팹리스가 크게 성장했고, PC와 x86 시장도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인텔의 몰락은 팹리스의 성장을 반증한다. 인텔은 대표적인 IDM 업체로 수십년간 독보적인 세계 1위 반도체 업체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매출액 기준 1위를 삼성전자에 위협받고 있으며, 시가총액으로는 이미 삼성전자와 TSMC, 엔비디아에도 뒤쳐진 상태다. 극자외선(EUV) 공정 장비를 만드는 네덜란드 ASML도 인텔보다 시가총액이 높다.
앞으로도 전망은 밝지 않다. 여전히 인텔은 7나노 공정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인 AMD는 조만간 5나노 공정을 적용한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ARM 기반 자체 CPU를 만들겠다고 나서 양사간 오랜 동맹도 위기에 빠졌다.
행동주의펀드 서드포인트가 사실상 인텔에 팹을 포기하라고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드포인트는 최근 인텔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고 삼성전자와 TSMC 등에 점유율을 뺏긴 책임을 묻고 '전략적 대안'을 찾을 투자 자문위원을 선임하라고 요구했다. 서드포인트가 보유한 주식은 10억달러 규모로 알려졌다.
서드포인트는 인텔이 제조 부문에서 리더십을 상실했다며 7나노 공정 실패 책임을 물었다. 인텔 제조 능력 상실이 동아시아에 더 많이 의존하게 하는 등 국가 안보에 해가된다며 빠른 대책을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인텔이 이미 7나노 공정에 대해서는 삼성전자나 TSMC에 위탁을 준비 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밥 스완 인텔 CEO는 지난 7월 파운드리 위탁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다만 인텔이 당장 차세대 제품을 파운드리에 맡기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인텔이 양산과 관련해 트랜지스터 집적을 극대화하는 등으로 미세 공정 수준보다 한 단계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만큼, 파운드리에 맡기면 자체 생산 제품 수준 성능을 이끌어내기 어려운 탓이다.
때문에 인텔이 일단은 파운드리를 활용해 위기를 넘기면서도 미세 공정에 선제 투자해 다시 자체 양산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외신에 따르면 밥 스완 인텔 CEO는 이같은 가능성을 검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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