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유통체계 확립에 비상이 걸렸다.
영하 70도에서 운송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이나 영하 20도에 보관해야 하는 모더나 백신의 경우, 국내에서 한번도 해보지 않은 저온유통체계(콜드체인)를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한달 안에 이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할 경우, 지난해 인플루엔자 백신과 같이 일부 물량 폐기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일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지나 조금씩 억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 고비를 잘 넘기면, 다음 달부터는 백신과 치료제를 통해 보다 공격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방역당국은 2월 부터 고령자와 의료기관 종사자 등 우선 접종권장대상자를 시작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해 11월 이전까지 접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8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을 출범하고, 세부 접종 계획을 마련한다.
방역 전문가들은 접종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백신 운송·보관 체계 확립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에 가장 먼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보관 적정 온도는 2~8도로, 독감 백신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2분기 부터 도입되는 mRNA 백신은 냉동 유통·관리가 필수적이다. 특히 화이자 백신의 경우에는 영하 70도 정도에서 운송, 보관해야 한다. 이 보관, 운송 조건을 지키지 못한다면, 충분하지 않은 물량 중의 일부를 폐기해야 하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에선 지난해 독감 백신 운송과정에서 2~8도 콜드체인도 유지하지 못해 106명분의 백신을 폐기처분 한 바 있다.
국내 백신 개발 제약사의 임상 시험 책임을 맡는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적정 온도는 영하 70도, 영하 20도, 냉장온도 등 제각각이다. 지난 독감 백신 유통 중에도 문제가 발생했는데, 제대로 준비하고 교육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국내에서 운반할 때도 온도가 제대로 유지되는지 철저하게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접종 기관에도 냉동보관소 등 적절한 보관환경이 마련돼야 하며, 백신을 안전하게 해동하고 접종할 수 있도록 교육받은 전문 의료진도 필수다.
방역당국은 다음 달 실제 접종에 대비해 질병청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유통·보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으며 초저온 냉동고도 접종 전 구비할 수 있도록 조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처음 접종하는 mRNA 백신은 현재 대학병원 등 접종센터를 설치해 접종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준비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고 난도가 있다.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매뉴얼을 만들고 정리가 되면 접종 인력에 대한 교육과 훈련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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