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UGCB 로낭 라보르드 회장 인터뷰
올해 신축년 새해를 맞아 선택한 첫 와인은 프랑스 보르도 2017 빈티지의 화이트 와인이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먼저 지금까지 마시는 와인 10병 중 8~9병이 레드였으니 올해는 화이트를 좀 더 만나보자는 2021년 와인 계획의 실행. 다른 이유는 보르드 2017 빈티지의 경우 레드도 좋지만 화이트를 주목해볼 만 해서다.
프랑스 보르도 그랑 크뤼 연합(UGCB)의 로낭 라보르드 회장(사진) 역시 2017 빈티지의 경우 화이트와인을 특별히 언급했다.
라보르드 회장은 지난해 연말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2017년은 드라이 화이트 와인의 품종을 수확하는 8월에서 9월 초까지 여름이 길면서 너무 덥지도 않았다"며 "과하지 않은 스타일로 생산돼 향미가 우아하고 밸런스가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위트 와인 역시 귀부균이 잘 자랄 수 있는 날씨 덕에 신선함과 달콤함 사이의 균형이 좋다"고 덧붙였다.
와인에서 빈티지(vintage)란 포도를 수확한 해를 말한다. 기후에 따라 포도재배 품질이 달라지니 와인을 선택하는데 있어서도 빈티지가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여겨진다.
사실 2017 빈티지는 괜찮을지 우려되는 해였다. 4월 극심한 서리로 많은 와이너리가 피해를 입었다. 온도가 영하로 떨어진 탓에 일부 와이너리는 포도재배를 아예 하지 못했고, 고지대에 주로 위치한 그랑크뤼 포도밭도 생산량이 20% 가량 줄었다.
봄은 잔인했지만 여름은 온화했다. 우려와 달리 2017 빈티지 와인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다. 다만 스타일은 '그레이트 빈티지'로 평가됐던 2015, 2016년과는 다르다. 2015, 2016 빈티지가 묵직하면서도 풍부한 과실향이 매력이라면 2017 빈티지는 섬세한 아로마와 부드러운 타닌으로 승부한다.
라보르드 회장은 "포도재배에 있어 여름이 중요한데 너무 덥지도, 건조하지도 않았다"며 "수확을 평년보다 좀 일찍 시작하면서 비가 내린 것이 레드와인의 타닌을 부드럽게 해줬다"고 말했다.
때문에 지금 먹기도 좋다.
그는 "2017 빈티지는 오래 숙성시키지 않고 마시면 신선한 맛을 즐길 수 있으며, 향후 30년 간은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숙성잠재력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프랑스 와인 시장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생산보다는 소비 측면에서다. 레스토랑이나 바의 정상적인 영업이 힘들어지면서 각 가정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판매 등의 매출이 많아졌다.
라보르드 회장은 "모임이 제한되는 락다운 체제가 지속되면서 배우자 등 가족과 함께 와인을 즐기는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이와 함께 위기를 겪으며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더 좋은 와인을 소비하자는 방향으로 소비자들의 인식이 달라진 점도 코로나19 이후의 변화"라고 전했다.
매년 한국에서는 보르도 그랑크뤼의 새 빈티지를 선보이는 시음회가 열린다. 지난해 말에도 UGCB이 주최하고 소펙사 코리아가 주관해 2017 빈티지가 첫 선을 보이는 '2020 보르도 그랑 크뤼 전문인 시음회'가 진행됐다. 다만 코로나19로 이전과 같이 보르도 현지 그랑 크뤼 샤또 관계자들이 방문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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