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백신을 맞을 겁니까." 대놓고 물었다. 국내로 들어오는 4종의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의사들은 어떤 것을 선택할지 궁금했다. 비보도를 전제로 한 대답은 대체로 '모더나'였다.
이유는 분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은 임상 데이터가 부족하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영국을 시작으로 북미, 유럽 등에서 접종을 이미 시작한 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영국 외에 한국이 거의 처음이기 때문이다. 4달러로 가장 저렴하지만 예방효과가 평균 70%에 그친다. 얀센 백신은 아직 승인을 받지 못했다. 90% 예방효과를 가진 화이자 백신은 유통 문제가 걸린다. 영하 75도에서 옮겨야하는데, 콜드체인을 제대로 갖추지 못할 경우 '물백신'이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모더나 백신은 36달러로 최고가이지만 예방효과(95%)가 가장 높고, 영하 20도만 유지하면 된다. 최선의 선택지인 셈이다.
하지만 의료진에게도 선택권은 없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전국민 무료 접종을 선언하며, 백신을 선택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2월 말 부터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그들은 가장 먼저 도입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아야 한다.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2월에 백신을 맞겠다는 의료진은 거의 없다. 자유 의지로 선택할 수 없다면 아예 맞지 않겠다"고 했다.
백신 선택권이 주어진 미국은 어떨까.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한 지인은 "의사가 돈이 충분하다면 모더나 백신을 맞으라고 권했다"며 "이 곳에서도 화이자보다는 모더나 백신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부가 부담하겠다는 백신 구입, 접종 비용은 결국 국민의 세금에서 나간다. 하지만 많이 벌어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사람도 36달러 백신을 골라 맞을 수는 없다. 스스로의 건강에까지 선택의 자유를 없애는 건, 괜한 오지랖이고 분명한 막부림(월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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