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빚내서 투자)'가 연일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주식 반대매매 규모도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권사들은 신용융자를 중단하기 시작했지만 장기적으로 개인투자자의 순매수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반대매매란 개인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투자를 했으나, 빌린 돈을 갚지 못해 강제로 매도되는 것을 의미한다. 증권사는 상환기한 안에 돈을 갚지 못하면 개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한다.
◆증권사 신용융자 중단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반대매매 금액은 387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10월 27일 429억원 이후 최대치다.
올해 들어 주식 반대매매 금액은 총 2541억원 규모로 일평균 23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일평균 반대매매 규모(173억원)와 비교했을 때 33.5%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11거래일 연속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애서 빌린 금액을 말한다.
지난 18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코스피 시장 11조618억원, 코스닥 시장 10조2847억원으로 총 21조3465억원을 기록했다. 1998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치다.
증권사들은 신용공여 한도 유지를 위해 신규대출을 제한하거나 중단하기 시작했다. 신용공여란 신용거래 융자, 신용거래 대주, 예탁증권 담보 융자 등의 형태로 투자자가 증권사에 빚을 지는 것을 뜻한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된다. 단, 대형 증권사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경우 중소기업·기업금융업무 등의 목적으로 100%의 한도가 추가로 주어진다.
삼성증권은 지난 13일부터 신용융자 매수를 중단했다가 19일부터 재개했다. 유진투자증권, 대신증권은 각각 지난 15일, 18일부터 신용융자 매수를 중단한 상태다.
미래에셋대우는 20일 오전 8시부터 증권담보 융자를 중단했다. 단, 보유 중인 융자 잔고는 조건을 충족할 경우 만기 연장이 가능하며, 매도담보 대출과 담보 종목 교체는 가능하다.
NH투자증권은 21일부터 신용거래 및 증권담보 융자를 일시 중단할 계획이다.
◆"개미 매수 여력 남아 있다"
증권사들의 연이은 신용융자 중단에 개인 매수세가 잠깐 주춤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매수 추세가 이어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NH투자증권은 과거 개인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강했던 시기를 지금과 비교했을 때 올해 최대 매수 여력은 157조~204조원이라고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각각 68조8335억원, 65조7377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는 개인투자자가 순 저축액의 27%에 해당하는 54조원으로 주식을 샀다. 2007년 한국 가계는 순저축의 80%를 주식 매수에 썼는데, 올해도 80% 정도가 쓰인다면 157조원이 예상된다"며 "2019년 국내 민간 부문 저축률은 18.6%인데 저축률이 최고였던 때는 2016년의 22.3%다. 22.3%를 대입하면 순 저축액은 255조원이고, 해당 금액의 80%가 주식에 유입될 경우 204조원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개인 자금은 최대 매수 여력을 다 소진하지 않더라도 급격한 주가 조정을 맞으면 주식시장에서 이탈할 수 있다"며 "개인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다가 주식시장 조정을 맞아 유출로 전환했던 2009년, 2011년, 2019년의 사례를 살펴보면 주가지수가 고점 대비 20% 이상 조정받으면 개인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이탈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 잔고 비중이 적은 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다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빚을 내 주식 투자를 하는 개인 투자자 급증 우려는 과거에 비해 제한적"이라며 "신용 잔액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비율은 시가총액 대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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