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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새로나온 책] 필요의 탄생

헬렌 피빗 지음/서종기 옮김/푸른숲

 

"집에 전화기 없는데요." 가전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1인 가구가 전체의 40%에 육박하는 오늘날 가정용 전화기는 점차 고릿적 유물이 돼가고 있다. 코인세탁방이 카페처럼 많은 도심에선 세탁기가 없는 집도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냉장고 없는 집은 찾아보기 어렵다. 집에 김치냉장고는 기본이요, 와인냉장고와 화장품냉장고까지 따로 둔다.

 

2012년 영국 왕립학회는 "식품학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발명은 냉장 기술"이라고 밝힌 바 있다. 냉장 기술이 현대의 식량 공급, 식품 안전, 식량 안보에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런던과학박물관 큐레이터인 저자는 냉장고의 역사에 격동하는 시대의 열망을 엮어냈다.

 

인류의 역사에 냉장고가 처음 등장했을 때 이 가전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의 학습 속도는 오늘날 스마트폰을 처음 써보는 이들만큼이나 더뎠다. 1930년대에는 냉장고의 문을 닫아야 얼음이 녹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있었고, 양의 똥에서 발생한 메탄가스로 냉장고를 가동시키려 한 이도 있었다. 1950년대 가정학 전문가인 앤 스미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당시 냉장고가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 집은 8곳 중 3곳 뿐이었다. 나머지 집들은 수선 중인 옷가지를 냉장고에 보관하거나 아무것도 넣지 않고 전원을 연결했다.

 

18세기 부유층의 특별한 전리품으로 여겨지던 시절을 지나 아이스박스보다 쓸모없는 물건 취급을 받던 19세기를 거쳐 주부를 가사 노동에서 해방시켜준 조력자로 급부상했다가 오존 파괴로 인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전락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시대에 따라 변화한 냉장고의 위상과 그 속에 담긴 인간의 욕망을 다룬 책. 352쪽. 1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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