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반도체 시장도 '슈퍼 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 SK 최태원 회장이 다시 한 번 투자를 성공시키며 '선구안'을 인정받게 됐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자리를 비운 삼성전자는 오히려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21일(현지시간) 4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일부 제품에 대한 외부 수주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정 기술과 제품에 대해서는 외부 파운드리를 사용하겠다는 것. 2023년 출시 예정인 7나노 공정 제품은 자체 생산을 유지하겠지만, 이후에는 핵심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파운드리에서 생산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외신 등에서는 인텔이 대만 TSMC와 삼성전자에 각각 생산 물량을 수주했다고 보도했다. 인텔은 이에 대해 다음달 팻 겔싱어 CEO가 취임한 후에 정확하게 밝힌다는 방침이다. 일단 CPU는 자체 생산하겠지만, GPU와 메인보드 칩셋 등을 외부에 수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첨단 반도체 뿐 아니다. 구형으로 인식됐던 8인치 웨이퍼를 이용한 수십나노 공정 파운드리 업계도 지난해부터 수주 폭증으로 심각한 공급난에 빠졌다.
자동차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으로 수요를 대폭 늘린 상태, 일본의 한 업체가 화재로 생산을 할 수 없게된데다가 파운드리 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IT 부문에 우선 순위를 두면서 공급을 받기 어렵게 된 것.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는 난이도가 높지는 않지만 내구성과 안정성이 중요해서 쉽게 수주를 맡기기 쉽지 않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IT 시장 성장이 지속될 예정인데다가 자동차 업계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반도체 비중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 공급난을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는 큰 호재다. 당장 반도체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는데다가, 앞으로도 수요 증가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수익성을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SK는 2017년 설립한 파운드리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에 이어 지난해 투자한 매그나칩(현 키파운드리)로 다시 한 번 투자 능력을 인정받게 됐다. 모두 최태원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반면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우려감이 더 큰 모습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실형을 받으면서 자리를 비운 상황, 적기에 투자를 하지 못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장 오스틴 공장 투자 여부가 '반도체 비전 2030' 달성 관건으로 떠올랐다. 오스틴 공장은 14나노 수준 파운드리 팹으로, 미국 현지 팹리스들을 유치하기에 적합한 현지 생산 거점이다. 그러나 극자외선(EUV) 장비 등 첨단 시설 투자가 지체되면서 현지에 공장을 세우고 있는 TSMC에 물량을 뺏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외신에서는 인텔이 삼성전자에는 14나노 메인보드 칩셋을, TSMC에는 5나노와 7나노 등 첨단 반도체 수주를 맡겼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투자 지연으로 TSMC에 또 한번 뒤쳐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차량용 반도체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최근 하만 인수에 앞장섰던 이승욱 부사장을 전장사업팀 수장으로 선임하는 등 전장 사업 확대를 추진해왔다. 차량용 반도체 업체인 네덜란드 NXP를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이 부회장이 수감 중인 만큼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8인치 팹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기 어렵다는 점도 아쉬움이다. 최근 8인치 팹 수요가 대폭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수익성 때문에 팹을 해외로 옮기는 분위기에 불확실성으로 투자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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