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이 주력 사업을 부품 중심 B2B로 재편하는 분위기다.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부가가치와 안정성을 극대화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8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주력 사업은 단연 반도체인 DS로 예상된다. 지난 잠정실적에서 밝힌 영업익 36조원 중 19조원이 DS부문에서 나왔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사업인 IM부문에서는 11조원대로 DS부문 60%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DS부문을 캐시카우로 삼아왔다. 2014년만해도 영업이익 25조원중 IM부문이 14조5600억원, DS부문은 9조4300억원이었지만, 2015년에는 각각 10조1400억원, 14조8900원으로 역전됐고 지금에 이르렀다.
SK그룹도 SK하이닉스를 발판으로 B2B 중심 기업으로 거듭났다. SK하이닉스가 SK에 인수된 직후인 2013년 흑자전환과 동시에 영업이익을 3조3800억원 거두면서 2조원 수준이던 SK텔레콤을 훌쩍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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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그룹도 전장 관련 사업을 주력으로 육성하며 B2B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분위기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가 전장 사업부를 분할해 마그나 인터내서널과 합작 법인을 설립할 예정인 가운데, 스마트폰 사업인 MC사업본부를 정리키로 하면서 LG이노텍 입지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인 LG화학도 올해 LG전자 수준인 연간 영업익 3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LG전자와 별개로 혁신 OLED 제품을 쏟아내며 그룹 내 입지를 다시 확대하는 모습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부품 사업 역량을 제고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이미 수소전기차 스택을 개발해 아우디에 공급하는 등 성과를 거뒀으며, 앞으로도 전기차 플랫폼 E-GMP를 비롯해 모터와 배터리 관리 시스템 등을 관련 업체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자동차가 애플카에 차량을 공급할 수 있다는 소문도 무성한 상황, 사명을 기아로 바꾼 이유도 모빌리티 분야에서 사업을 다양화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 밖에도 많은 기업들이 소재와 부품 산업에 투자를 거듭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우주항공업체인 쎄트랙아이를 인수했고, 효성그룹은 첨단 섬유 기업인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를 주력기업으로 키워냈다. 두산그룹도 최근 구조개편을 통해 두산퓨얼셀을 중심으로한 연료전지 사업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부품 사업이 크게 성장한 가장 큰 이유는 국내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기술력 문제로 수입한 재료를 조립해 팔 수 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외국 공급사들을 기술로 앞지르면서 오히려 수출을 늘릴 수 있게 됐다는 것.
실제로 최근 스마트폰 완제품에서 국산 부품 비중은 10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미국 애플 아이폰도 국산 부품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반도체는 물론이고 디스플레이와 센서, 배터리 등 핵심 부품 시장에서 국산 제품 성능이 월등하게 높다는 평가다. 자동차도 마찬가지, 스판덱스 등 섬유와 친환경 플라스틱 등에서도 글로벌 시장 국산 비중이 늘고 있다고 전해진다.
수익성도 주요 요인이다.부품 소재 사업은 세트 사업과는 달리 마케팅 비용이 적게 들고, 시황에 따른 불안정성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는 설명이다. 세트 사업과 병행하면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B2B 사업은 기술력만 있으면 수익을 내기 쉬운 분야"라며 "세트 사업과 병행하면 자연스럽게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프로모션 등 영업 활동도 용이해져 다양한 사업 방법을 시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흥국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세트 사업 경쟁력을 이어가기 어렵게된 문제도 있다. 중국 등에서 저렴한 제품들이 쏟아지면서 국내에서는 타산을 맞추기 어렵게 된 것.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이 기술력을 극대화해 산업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 한다는 해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은 반도체 소재와 장비 분야에서 수많은 특허를 기반으로 투자를 이어가며 대규모 공장을 운영하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중국이 빠르게 추격해오는 상황에서 한국이 미래에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국과 일본을 뛰어넘는 기술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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