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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외제차는 수입차다, K-반도체는?

김재웅 기자

"외제차가 아니라 수입차라 불러달라" 최근 만난 한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외제차는 외국에서 만든 차, 수입차는 외국에서 사들여온 차. 사전상 의미는 차이가 없다.

 

이유는 부품 때문이었다. 국산 부품 비중이 얼마나 높은데 단순하게 외국에서 만든 차라고 부를 수 있겠냐는 논리다.

 

물론 어감상 부정적인 뉘앙스를 품은 외제차라는 단어에 대한 반감도 있었겠지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부터 모터, 배터리 등 주요 부품에 '메이드 인 코리아'를 붙인 '수입차'들을 보면서 '국뽕'에 차올라 '물개 박수'를 칠 수 밖에 없었다.

 

불과 20년만이다. 90년대, 2000년대까지만 해도 국산차조차 대부분을 수입 부품에 의존했었다. 최근에도 일부 브랜드가 해외에서 출시된 모델을 국내에서 조립해 판매하지만, 부품 중 상당수는 오히려 국내에서 수출한 것을 다시 들여오고 있다.

 

국산차 산업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현대차의 전폭적인 투자였다. 일본 부품을 수입하면서 꾸준히 기술을 내재화했고, 이를 협력사와도 공유하면서 국내 산업 전반으로 확대할 수 있었다. 그 부품사들이 성장해 글로벌 브랜드로 수출까지 하게 됐고, 외제차가 수입차로 변하게 된 것이다.

 

국내 반도체 산업은 과거 자동차 산업을 보는듯 하다. '초격차' 양산 능력으로 메모리뿐 아니라 로직,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막대한 점유율을 갖고 있지만, 핵심 공정에서 쓰는 장비와 기술력은 미국과 일본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서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M&A를 예고했다. 자회사인 세메스에 힘을 실어줄만한 결정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공정'과 '상생'을 중시하는 분위기 때문에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10년쯤 뒤에는 나도 중국으로 쫓겨갈 지 모르겠다" 반도체 산업에 종사하는 친구 얘기다. 몇십년 뒤에도 친구와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이야기를 듣는 방법은, '국산 반도체 1위' 소식을 계속 듣는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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