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 제1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
우리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소위 반도체 착시현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고용악화와 소비부진 등 체감경기는 여전히 얼어 붙어 있는 반면 반도체 수출이 성장세를 이끌어가면서다.
3일 한국은행의 '2021년도 제1차 금통위 정기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우리 경제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재차 확대되면서 소위 반도체 착시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경제주체들의 체감경기가 여전히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경기는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 2018년과 같이 관련 수출 및 설비투자가 성장을 견인하고 이에 따라 경기흐름이 일견 반등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작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1%(속보치)다. 국제통화기금(IMF)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당초 예상보다는 선방한 수치다. 하반기 들어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다른 금통위원 역시 "최근 몇년 간 우리나라의 제조업 생산을 보면 반도체 업종과 여타 업종이 극명하게 다른 양상을 보여왔다"며 "반도체를 제외한 경제의 흐름을 짚어볼 필요가 있으며, 반도체 업종을 제외한 제조업 평균가동률을 산출해볼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제시했다.
올해 경기회복세 역시 수출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부 금통위원은 "민간소비의 회복은 더딜 전망이나 수출과 투자가 반도체 경기회복 등에 힘입어 기존 전망수준을 상회할 것"이라며 "올해 3% 내외의 성장을 달성한다면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수준으로서 비교적 양호한 성장세"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코로나19 전개상황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며, 성장의 내용을 보더라도 실물과 자산시장의 괴리, 부문간 불균형, 부채누증 등으로 인해 경제의 불안정성이 높아진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취업자수가 크게 감소하는 등 고용상황은 부진이 심화됐으며, 올해 전망도 밝지는 않다.
한은 관련 부서는 "추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소 완화되고 일자리 사업이 재개될 경우 고용 부진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전반적인 고용 상황은 자영업과 임시·일용직을 중심으로 예년에 비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금통위원은 "실물경제의 회복이 일부 수출업종에 의해 주도되고, 코로나 충격이 저부가 서비스 업종에 집중되면서 성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고용사정이 크게 악화됐다"며 "이런 성장의 양극화는 반도체 편중화, 산업 구조조정 지연 등과 같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들이 코로나19를 계기로 심화된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통화정책적 대응에 한계가 있는 만큼 보다 타겟팅된 재정정책과 신용정책을 시행하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구조개선의 기회로 삼는 노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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