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보육교사 A씨는 서울시의 '선제검사 강요 횡포'에 화가 잔뜩 나 있다. 그는 기자에게 "시청에서 확진자가 3번이나 나와도 자기네들도 안 받는 선제검사를 왜 우리들만 전부 다 받으라고 시키는지 알 수 없다"며 "매일 검사 받았냐고 물어보는 게 권고냐, 안 받으면 가만 안 둔다는 협박이지"라고 말했다.
일터에서 온종일 아이들을 상대하는 A씨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모든 약속과 모임을 취소하고 두문불출 해왔다. 그는 그동안 밖에서 외식 한번 한 적 없고 취미로 다니던 체육센터도 사람들이 몰릴까 봐 걱정돼 진작 관뒀다고 했다.
A씨는 "서울시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해서 근처 선별검사소에 가봤더니 검사 대기줄이 엄청 길었다. 사람들이 거리두기도 안 지키고 거기 빽빽이 몰려 서있었다"며 "검사받으려고 저기 줄서서 기다리다가 감염되든지 추운데 밖에서 떨다가 감기 걸리든지 둘중 하나겠다 싶어서 그냥 검사를 안 받고 집에 왔다"고 털어놨다.
권유라고 했던 검사는 강제였다. 담당 공무원은 매일 보육교사 몇 명이 코로나19 선제검사를 받았는지 물었고 A씨는 결국 주변 성화에 못 이겨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했다. 서울시는 공문에서 "이번 선제검사는 긴급보육이 필요한 아동을 위해 코로나의 위험 속에서도 출근하며 방역에 애쓰고 계신 보육교직원 여러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면서 "아이들과 다른 교직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조치임을 감안해 최대한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A씨는 이 대목을 가리키며 콧방귀를 뀌었다. 그는 "백번 양보해서 고위험군인 우리를 코로나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치자. 그럼 이번에 백신도 보육교사들이 1순위로 맞아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데 백신 접종은 또 의사들 먼저다. 병원에서 집단감염 빵빵 터졌는데도 의사들 대상으로 선제검사나 전수검사했다는 말은 듣도 보도 못했다. 만만한 우리만 잡는다"며 울화통을 터뜨렸다.
이날 시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기준 서울시내 어린이집 보육교직원 5만여명이 선제검사를 받아 무증상 감염자 14명이 발견됐고, 양성률은 0.028%에 그쳤다. 반면 이날까지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한 선제검사 71만1460건에서는 숨은 감염자 2271명이 나왔다. 양성률은 0.32%로, 보육교직원의 약 11.4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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