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배터리 인포테인 반도체 국산 부품 없인 미래차 못 만든다
전세계 모빌리티 업계가 한국 기업을 향한 구애 작전에 한창이다. 한국 부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차를 만들 수 없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다"라고 공시했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애플카'에 E-GMP 플랫폼을 공급할 수 있다는 소문을 부정한 것이다.
비록 현대차가 글로벌 기업인 애플에 자동차를 공급하는 '쾌거'는 무산됐지만, 오히려 현대차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다시 높아진 상태다. 애플이 협력을 요청할만큼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플랫폼을 확보한 몇 안되는 기업이다. 미국 테슬라와 GM, 독일 폴크스바겐 등 일부만이 자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현대차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설계 기술을 갖고 있는 카누에 투자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이어왔다. 수소전기차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대차뿐 아니다. 애플카가 E-GMP를 쓰지 않는다고 해도 부품 대부분을 국산으로 채울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미 테슬라도 부품 상당수를 국내 업체에서 공급받는 상황, 관련 업계 기술력이 전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당장 폴크스바겐과 GM 등 플랫폼 개발 업체들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배터리를 쓰고 있다. 중국 배터리 업체에서도 공급을 받지만,품질 문제로 중국 내수에서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전기차 동력 장치도 LG전자가 핵심 공급사 중 하나다. 이미 GM에 구동 모터 등을 공급하고 있으며, 포드 등에 공급하는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시장 점유율을 대폭 늘릴 전망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부문에서도 LG를 지나치기 어렵다. 일찌감치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LCD 패널을 납품해왔고, 최근에는 캐딜락과 메르세데스-벤츠 등 고급차에 P-OLED를 공급하는 등 자동차 디스플레이 시장을 30% 가까이 점유하고 있다. LG전자는 GM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전담해 만든다.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에 필수품이 된 반도체도 결국 '메이드인코리아'를 중요하게 고민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인포테인먼트용 로직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를 이미 아우디에 공급키로 했고, 자율주행에 쓰는 반도체도 테슬라 제품을 위탁 생산 중, 차세대 5나노 제품 개발까지 맡으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점유율을 절반 이상으로, 특히 삼성전자는 내구성이 높고 빠른 M램을 양산할 수 있다. 애플이 시스템 반도체를 TSMC에 위탁할 수는 있지만, 메모리는 국산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자율주행에 필수품이 된 센서 역시 국산 제품이 빠르게 역량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센서사업부를 신설하면서 이미지 센서 부문에서 경쟁사인 일본 소니 기술력을 따라잡는데 성공한 데 이어 다양한 센서를 개발하고 있어, 애플카에 장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LG이노텍도 일찌감치 아이폰과 차량용 센서 모듈을 공급한 경험이 있어 애플카 출시에 유력한 수혜주로 자리잡았다.
그 밖에도 테슬라와 폴크스바겐 등은 구동부와 전기차용 변속기 등 핵심 부품을 국내 중소업체에서 공급 받고 있다. 과거 가격 경쟁력을 앞세웠지만, 사업을 이어가면서 기술력도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는 전언이다. LG 계열사가 된 ZKW 램프, 삼성 계열사가 된 하만 오디오 시스템은 이미 세계 최고 부품사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협력할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다"며 "현대차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결국 국산 부품 비중은 높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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