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카드사가 두 자릿수 성장한 순익을 시현했다. 그러나 실적개선이 비용을 크게 줄이면서 이뤄낸 불황형 흑자인 탓에 마냥 좋아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는 순이익 1조604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조3397억원을 기록한 전년보다 19.78% 성장한 수치다.
각 사별로는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전년 대비 19.2% 증가한 6065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신용카드 부문에서 전년보다 수익 증가율이 2.9%에 그쳤지만, 할부금융과 리스에서만 각각 9.4%, 44.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순익 성장률로만 봤을 때 하나카드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순이익 154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174.42% 급증했다. 순익 급성장 요인으로 판관비 절감은 물론 자산건전성 확장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해외 매출 대폭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비용 및 판관비 절감은 물론 자산건전성 확장, 리스크 관리 강화 정책을 통해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며 "디지털 프로세스 개선을 통한 업무 비용 절감, 회원기반 수익성 다양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소비패턴의 변화로 온라인 업종 취급액도 전년보다 약 3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삼성카드의 순이익은 3988억원으로 전년보다 15.9% 증가했으며,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 역시 각각 1202억원, 316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5.44%, 2.5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이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카드업계가 판관비 등을 크게 낮추면서 증가한 실적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실제 실적 성장이 눈에 띄었던 하나카드의 경우 마케팅 등에 활용하는 비용인 판관비에서만 전년보다 23.94%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오는 3월부터 시작하는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재산정을 위한 적격비용 산출에서 수수료 인하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전부터 카드 부문에서 실적이 꾸준하게 성장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사업다각화와 판관비 축소에 공을 들여왔다"며 "그럼에도 숫자로는 수익이 잘 나왔다는 사실이 수수료 인하 논의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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