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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은 좋은 것이야'...프로슈머·MZ 세대 관심 끄는 덕업일치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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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만화책만 8000권이 있다는 김준구 네이버 웹툰 대표. 당시 웹툰 후발주자였던 네이버에 입사해 스타 작가들을 대거 등용 컨텐츠를 강화해 국내 1위 웹툰 플래폼으로 성장시켰다. / 네이버 제공 

 

대졸 신입사원 중 10명 중 3명이 입사 1년 내 퇴직하는 상황에서 '덕업일치' 일자리와 경영에 대한 수요는 어느 때 보다도 높아졌다. SNS에서 공유되는 이른바 성공한 덕후들의 이야기는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외 덕업일치 '고수'들을 찾아봤다.

 

◆국내 '덕업일치' CEO 전성시대

 

야구광으로 알려진 김택진 NC소프트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큰 경사를 치르며 덕업일치를 완성시켰다 2011년 구단 창단부터 구단주를 맡아온 NC 다이노스 구단이 2020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

 

NC 다이노스 선수단이 우승 후 '집행검'을 들어올리고 김택진 구단주를 헹가레 쳐주는 모습은 세간의 화제였다. 국내 최고의 게임 업체 답게 최고급 장비를 들여와 선수들의 타격, 스윙 매커니즘을 분석하고 공격적 투자로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를 FA로 영입해 우승을 맛 봤다.

 

네이버웹툰의 김준구 대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버는 이른바 성공한 덕후의 대표주자로 손꼽힌다. 집에 만화책 8000권을 소장하고 있다는 소문난 만화광인 김대표는 2004년 후발주자였던 네이버 웹툰에 합류했다.

 

당시 네이버는 만화팀 조차 없는 상황이었지만 만화와 연관된 일을 찾고 또 만들어갔다. 김규삼, 조석, 이말련 같은 스타 작가를 등용해 네이버 웹툰의 성장의 발판을 만들어냈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전세계 이용자 6700만 명, 연간 거래액 8000억원의 굴지의 웹툰 플랫폼이 됐고 지난 20일에는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6억 달러에 인수해 콘텐츠 강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국내 1위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시작도 조만호 무신사 대표의 덕질에서 시작됐다. 신발 덕후였던 조 대표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인 2001년에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란 커뮤니티를 만들어 자신의 패션을 공유했다. 이후 단국대 패션학과로 진학해 2005년에는 패션 웹진 '무신사 매거진'을 발행했다. 이어 2009년에는 온라인 패션 스토어 '무신사 스토어'를 출시해 직접 상품을 판매했다. 주류 패션시장에서 빗겨간 '스트리트 캐주얼 컨셉'의 패션을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 무신사는 지난해 의류·패션 전문 e커머스 기업 처음으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국내 기업으로는 10번째 영예였다.

 

이외에도 돼지고기를 너무 좋아해 유학 전 남는 시간에 친구들과 온라인 축산 유통 스타트업을 차린 김재연 정육각 대표, 학창시절 너무 좋아했던 떡볶이를 새로 개발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차린 두끼의 김관훈 공동대표 등이 성공한 덕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업체와 비교적 매출은 크지 않지만 자신만의 강점으로 시장에서 치고 나오는 업체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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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파이기 마블 스튜디오 사장(사진)이 2019년 샌디에이고 코믹콘에서 말하고 있는 장면. 영화광과 만화광인 그는 마블 스튜디오의 위상을 지금의 위치로 끌어올렸다. / 위키피디아 제공  

◆덕질로 나온 어벤저스· 서핑하다 억만장자

 

해외에도 네이버 웹툰 김준구 대표와 비슷한 인물이 있다. 케빈 파이기 마블 스튜디오 사장 겸 CCO(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다. 영화와 만화광이었던 파이기 사장은 마블 입사 후 '엑스맨', '스파이더맨' 등을 성공시키며 자리매김 했다.

 

마블 스튜디오가 원작 만화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는 팬들의 비판에 덕력이 충만한 그와 마블 코믹스 열혈 팬 6명으로 구성된 '크리에이티브 위원회'를 중심으로 마블 주도하에 만화 세계관인 마블 유니버스를 스크린에서 재구현해냈다. 그와 동료들이 구성한 세계관에서 나온 영화들이 지금의 마블 스튜디오에게 명성을 가져다준 '아이언맨', '어벤저스' 시리즈다. 마블은 어벤저스 시리즈 하나로만 마블은 '어벤져스'로 전 세계에서 15억1881만달러(약 1조8096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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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카메라 기업 고프로의 닉 우드먼 최고경영자(사진). 서핑을 워낙 좋아해 자신과 서퍼들이 안전하게 서핑하는 모습을 찍을 수 있도록 액션카메라를 개발해 시장에 내놓아 대박을 쳤다. / 고프로 제공 

 

닉 우드먼 고프로 CEO는 '필요하면 내가 만들어서 내가 판다'의 전형을 보여준다.

 

액션카메라는 서핑, 번지점프, 산악자전거 등 흔들림이 많은 레저나 스포츠를 즐길 때 안정적으로 촬영을 해주는 장비다. 보통 손이나 헬멧에 매달고 촬영을 해 착용자의 시선과 카메라가 같이 움직여 스포츠의 활동감을 생생히 전해준다.

 

닉 우드먼은 서핑에 미친 사람이었다. 학창시절 내내 새벽까지 서핑을 즐겼고 대학도 해변이 가까운 UC 샌디에이고로 선택했을 정도로 서핑에 빠져있었다. 2차례 사업실패에 좌절한 그는 해외 서핑 여행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자신의 서핑 장면을 찍기 위해 일회용 방수 카메라를 손에 묶고 서핑을 즐기던 서퍼들은 카메라가 결박이 잘 안돼 풀려나 부상을 당하거나 카메라를 잃어버리기 일수였다. 이에 착안해 그가 만든 액션카메라는 전세계 시장을 강타해 대박을 쳤다.

 

2014년 나스닥에 IPO를 진행한 고프로는 시가총액 99억 6000만 달러에 달해 가장 어린 나이에 10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억만장자 타이틀을 갖기도 했다. 그의 나이 39세였다.

 

◆ 프로슈머·MZ 세대

 

덕업일치 CEO들은 경영자 이전에 기업을 이끄는 강력한 프로슈머다. 프로슈머는 미래 학자 앨빈 토플러가 저서 '제 3의 물결'에서 제시한 개념으로 생산자와 소비자의 합성어로 시장에 나온 물건을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취향에 맞는 물건을 스스로 창조해내는 능동적 소비자를 뜻한다. 기성 제품의 약점, 시장의 현황을 경영자가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것이 덕업일치 CEO가 이끄는 기업들의 가장 큰 장점이다.

 

서핑 촬영에 불편함을 겪은 닉 우드먼 고프로 CEO, 웹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보고 능력 있는 작가들을 다수 등용한 김준구 네이버 웹툰 대표도 성공한 프로슈머다.

 

MZ 세대는 기업들이 공략해야 할 주요 고객층이다. 1980년대 초에서 2000년 대 초 출생한 이들은 디지털 기기 접근성을 갖추고 SNS를 많이 이용하는 등 이전 세대와 다른 소비패턴을 보인다. '플렉스', '가치소비', '다만추(다양한 만남을 추구)' 같은 키워드가 대변하듯 기존 시장에 대안성을 갖춘 덕업 일치 기업들이 시장에서 통할 가능성이 높다.

 

조만호 무신사 대표가 비주류 패션을 기반으로 이커머스 패션 플랫폼을 출시해 스트리트 패션의 절대적인 1위로 성공가도를 달린 것도 덕업일치 기업 전략에 성공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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