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꿈꿔온 '한국판 아마존' 실현이 머지 않았다. 이르면 다음달 뉴욕 증시에 상장하는 쿠팡은 상장 후 기존 유통과 물류 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신사업 추진에도 과감한 투자를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클래스 A 보통주 상장을 위한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어 조만간 기업공개(IPO)를 실시한 뒤 3월 중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블룸버그는 쿠팡의 기업가치를 300억달러(약 33조원)로 내다봤지만,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상장 후 쿠팡의 기업가치를 최대 500억달러(약 55조원)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기업가치가 500억달러에 달할 경우 쿠팡에 천문학적 금액(30억달러)을 투자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지분 가치는 190억달러(21조원)에 이르게 된다.
◆물류 인프라 확보 우선
쿠팡은 SEC에 제출한 신고서를 통해 "이번 상장을 통해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실제 조달 금액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고 있으며, 모인 자금은 국내 물류시설 확충과 연구개발(R&D)에 쓰일 전망이다. 쿠팡이츠와 로켓프레시, 택배 사업 등 신사업 확대와 물류 투자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자금 확보는 필수다.
먼저 쿠팡은 광역 물류센터 7개를 추가로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물류센터를 추가하면서 2025년까지 5만명을 추가 고용하겠다고도 했다.
지난 2015년과 2018년 소프트뱅크로부터 수혈받은 30억달러도 국내 150개 물류센터 건립에 쓰였다. 쿠팡은 주문 다음날 바로 배송되는 '로켓배송'과 신선 식품을 익일 새벽에 받아볼 수 있는 '로켓프레시' 서비스를 운영중이며, 이를 통해 연간거래액을 매년 늘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가 정착하면서 매출액은 두배로 키웠고, 적자 폭은 줄였다.
쿠팡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 매출액은 119억6733만달러(약 13조25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62억7326만달러(7조1500억원)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손실액은 5억2773만달러(약5805억원)로 전년 6억4383만달러(7082억원)보다 1200억원 줄였다.
◆고객 '록인' 위한 전방위 투자 단행
쿠팡은 물류 투자와 더불어 전방위적으로 사업을 확대해왔다.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를 선보이고, 간편결제 쿠페이를 '쿠팡페이'로 분사시켰으며, 지난해 말에는 월 2900원에 로켓배송부터 OTT서비스인 쿠팡플레이까지 이용할 수 있는 '와우 멤버십'을 내놓았다.
이는 고객 록인(lock-in) 효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1480만명에 달하는 활성 고객(3개월 동안 한번이라도 쿠팡에서 상품을 주문한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 인구 5200만명의 30%에 달하는 숫자다.
쿠팡의 활성 고객 수는 2018년 4분기 916만명, 2019년 4분기 1179만명, 그리고 지난해 1480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기존 고객을 유지하면서 신규 고객도 유치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객 록인 효과를 거두기 위한 기조는 상장 후에도 이어갈 전망이다. 쿠팡이츠 점유율 확대와 택배 사업에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보이며, 인공지능(AI)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도 보인다. AI와 구독 플랫폼이 결합하면 이것만큼 고객 락인 효과를 보장하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마존은 2014년 '에코(echo)' 서비스를 론칭, 알렉사(Alexa)라는 음성 인식 시스템과 연결해 일기예보, 일정관리, 화상 통화 등을 제공했다. 쇼핑몰답게 간단한 음성명령으로 쇼핑도 할 수 있게 했다. 쿠팡이 아마존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면, 이러한 사업에도 관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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