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500곳 조사…50.2% '현재 상태 유지' 불가피해
10곳중 4곳 '안전 책임 관리자' 없고, 77%는 단가에 미반영
중소기업 10곳 중 8곳이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절반 가량은 법이 본격 시행되도 특별한 대응없이 현 상태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 상당수가 산재사고 발생의 주 원인이 '근로자 부주의'라고 판단하고 있는 가운데 인력,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법 시행에 따른 대응이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월2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중대재해법 및 산업안전 관련 의견조사'를 실시해 16일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80%가 중대재해법 제정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45.8%는 '매우 부담', 34.2%는 '약간 부담'된다고 답했다. '부담안됨'(별로 부담 없음+부담 없음)은 19.8%였다.
이런 가운데 50.2%(중복응답)는 중대재해법이 발효되도 특별한 대응 계획없이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고 답했다.
다만 '근로자 안전교육 강화'(58.6%), '안전 컨설팅 실시'(14.6%), '시설보강·보완 등 설비투자 강화'(13.8%) 등을 통해 대응한다는 답변도 있었다.
안전보건책임 관리자가 없는 중소기업도 41.8%에 달했다. 중소기업들이 가뜩이나 인력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비용을 들여 안전을 전담하는 책임자를 고용하는 것이 녹록치 않은 모습이다. 제조업의 경우엔 67.1%가 안전보건 담당 책임자가 있었다. 하지만 비제조업은 37.3%에 그쳤다.
중대재해법 등으로 안전 관련 비용이 크게 늘어나도 이를 해결하기엔 다소 역부족인 모습이다.
용역단가나 제품비용 등 납품단가에 안전관리 비용이 '별도로 반영돼 있지 않다'는 기업이 76.8%였다. 10곳 중 8곳에 가까운 기업이 납품단가 등이 아닌 순수 자체 비용을 들여 안전관리를 강화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안전보건 강화 조치에 따라 추가로 드는 비용에 대한 해결 여부에 대해선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32.6%, '일부 가능하나 매우 부족하다'는 답변이 47.4%였다. 응답기업 중 20%만이 비용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안전 설비 투자 비용 지원'(52.6%)이나 '전문인력 채용을 위한 인건비 지원'(33.6%) 등이 절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기업들은 산재사고 발생 주된 원인으로 '근로자 부주의 등 지침 미준수'(75.6%)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외에 '작업매뉴얼 부재'(9.0%), '전문 관리 인력 부족'(8.2%), '시설 노후화'(6.0%) 순이었다.
중대재해법에서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는 대표의 '인식부족'에 따른 산재사고는 1.2%에 그치고 있다고 답했다.
중기중앙회 이태희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올해 같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안전역량을 강화하기에 인적·재정적 한계가 분명하다"며 "처벌만으로 기업을 옥죄기 보다는 설비투자·인력채용 지원, 세부 매뉴얼 등으로 현장에서 실제 산재예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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